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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정상회담…靑 "과거사 거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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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정상회담…靑 "과거사 거론 없었다"

국가유공자법 '월남전쟁' 문구로 한 때 긴장…MB, 호치민 묘소 방문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주석궁에서 응웬 밍 찌엣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한편 경제협력 확대 등 현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靑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은 격이 됐다"

이번 정상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양국 사이에는 과거사 문제로 인한 적지 않은 신경전이 벌어졌었다. 우리 정부가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면서 "세계 평화 유지에 공헌한 월남전쟁 유공자"라는 문구를 넣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베트남전 참전자들을 유공자로 인정한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강력 항의하면서 이 문제는 외교적 마찰로 확산될 조짐까지 일었다.

결국 논란은 우리 정부가 법률 개정을 통해 참전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시행하되 '월남전쟁'이라는 표현은 삭제키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12일 하노이를 전격 방문해 진화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 방문 일정을 통해 하노이시에 위치한 호치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를 방문하고 헌화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도 청와대 내부에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모두 묘소를 찾았었지만, 그 때마다 보수 진영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베트남 방문 시 묘소를 찾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호치민 전 주석은 베트남 국민의 지도자로 상징적인 분인데 못본 척 갈 수는 없다"며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베트남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호치민 주석이 역사는 사람을 빛나는 옥으로 만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과거사 문제는 유명환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 베트남 방문 직전에 정리를 했고, 오늘 회담에서는 특별히 거론되지 않았다"며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약간의 곡절은 보슬비가 온 것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같은 전후 사정은) 결국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촉매제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국 간 무역규모, 2015년까지 2배로 확대키로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은 외교, 안보, 국방 분야간 협력 강화를 위해 외교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연례 차관급 전략대화를 신설하고, 양국 간 군사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지난 해 100억 달러 규모였던 양국 무역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도 합의됐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실효성을 타진하기 위한 공동작업반 설치 문제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양국은 베트남의 국책 개발사업인 홍강 개발사업과 호치민-냐짱 고속철도 복선화 및 호치민-껀터 고속철도 신설 사업에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보장키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또 베트남의 광산자원 개발과 가공, 은행, 하노이 시내 전철 등 인프라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찌엣 주석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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