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마이크로크레딧 '미소금융'을 언급하면서 "스스로 일어서려는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주어서 자활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실용 서민정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서민들은 적은 돈을 구하지 못해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신용이 부족해서 은행자금을 이용할 수 없는 국민이 약 800만 명이 넘고, 그중에서도 190만 명이 고금리의 사채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무담보 대출은 제가 서울시장 때부터 시행하던 정책의 하나였다"며 "높은 사채이자를 내야 했던 서민들에게 금융권보다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면 얼마나 힘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사업은 나눔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사랑과 나눔, 감사와 화합의 정신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방송된 연설문 전문이다.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여러분께서 라디오를 듣고 계신 지금 저는 뉴욕에 와 있습니다. 유엔에서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총회에서 연설을 하게됩니다.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는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논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 국익을 위하고 국가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4월 금융민원센터에서 만난 분의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대구에서 김밥장사를 하시는 분인데 3년 전 대학생인 자녀 학비를 위해 사채 100만 원을 빌렸답니다. "처음에는 은행 쪽으로도 많이 두드렸어요. 그리고 2금융권도 그렇고. 또 캐피탈 쪽으로도 가봤고. 애들이 대학도 다니고 하니까, 돈이 아쉽고 해서. 생활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대부업 쪽으로 했었죠. 100만 원, 200만 원, 거기도 이자가 근 60%대였어요. 그래도 이자를 제 날짜에 못 갚으면 굉장히 전화가 와서, 그래서 그것을 갚기 위해서 사채 쪽으로 간 거예요." 하루에 원리금으로 내야할 돈이 2만 원씩 됐다고 합니다. 김밥 팔아서 하루에 2만 원씩 내는 일이 쉬웠겠습니까? 돌려막기를 하다보니 3년 후에는 빚이 1500만 원으로 늘었답니다. 제가 만났을 때는 한달 이자가 원금보다 더 많아진 상태였습니다. 빚 독촉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저희들이 은행권이라든가 지금 현 이자보다 조금 비싸도 사채이자보다는 쌀게 아닙니까. 그렇게 되게끔 제도를 좀 해주셨으면…" 그래서 무담보에 낮은 이자로 대출받게 해주었습니다. 법이 정한 이자율에 따라 사채의 원금과 이자를 갚게 해준 것입니다. 나중에 제게 감사편지를 보내왔는데, "앞으로 저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열심히, 또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분처럼 많은 서민들은 적은 돈을 구하지 못해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신용이 부족해서 은행자금을 이용할 수 없는 국민이 약 800만 명이 넘습니다. 그중에서도 190만 명이 고금리의 사채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정부가 발표한 서민무담보대출, 일명 '미소금융'이라고 합니다만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어려운 분들에게 담보 없이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입니다. 외국에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뱅크라고도 합니다. 높은 사채이자를 내야 했던 서민들에게 금융권보다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면 얼마나 힘이 되겠습니까? 무담보 대출은 제가 서울시장 때부터 시행하던 정책의 하나였습니다. 2005년 어느 여름날 일가족 네 명이 한강에 투신해 딸과 어머니만 구조됐던 일이 있었습니다. 부족한 사업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재산을 모두 차압당하게 되자, 가족이 함께 삶을 포기하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긴급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장기저리로 1조 원 가까운 돈을 지원을 했었습니다. 지원받은 많은 분들이 나중에 "그 덕분에 살게 됐다"고 많은 사람들이 좋은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 후 이 제도를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정했고 취임 후 작년 4월에는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예금을 활용해서 소액서민금융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최근 경기회복 추세로 대기업, 중견기업에는 점차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서민들에게는 아직도 찬바람 부는 겨울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어려운 서민들을 돕는데 정책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미소금융은 그러한 서민들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스스로 일어서려는 서민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주어서 자활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실용 서민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원은 휴면예금과 금융권의 출연금 1조 원,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 1조 원을 합쳐서 총 2조 원의 기금으로 우선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서민 지원정책으로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들이 1조 원을 출연하기로 한 것은 대기업이 영세상공인들에게 직접 금융지원을 하는 첫 사례로서,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미소금융사업은 이처럼 나눔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사랑과 나눔, 감사와 화합의 정신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전국 300여 개의 지점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금융계에서 퇴직한 전문가는 물론, 사회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도 참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젊어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 청년이라면 장차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돈 문제 외에 우리 서민들의 주된 관심은 집 문제, 교육 문제입니다. 이미 발표한 보금자리 주택정책은 도심 가까운 곳에 시세보다 훨씬 싼 값으로 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문제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전세주택, 월세주택을 많이 지어서 서민들이 전세금 정도로 평생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역시 서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입니다. 대출받은 학자금을 나중에 자기가 벌어서 갚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교육비에 대한 부모님의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정부도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국민을 적극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부의 서민정책의 철학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환절기에 신종플루까지 겹쳐서 국민여러분의 건강이 정말 걱정됩니다. 꼭 자주 손을 씻으시기 바랍니다. 아프시면 곧 병원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일주일간 미국에서 좋은 성과 거두고 돌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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