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무강'의 주인공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신설된 경제특보를 겸임하면서 날개를 달았고, 윤진식 경제수석은 정책조율을 총괄하는 '부실장급' 정책실장으로 영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의 입' 이동관 대변인은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을 통합한 홍보수석에 기용되면서 흔들림없는 '파워'를 과시했다.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과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 인사스타일이 주요하게 작용한 케이스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최근 '친(親)서민·중도 강화론'을 제시한 것과 맞물려 높아졌던 '탕평인사'에 대한 기대감과 '쇄신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제특보'로 컴백…날개 단 강만수
▲ 강만수 신임 경제특보. ⓒ뉴시스 |
그는 장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최근 이상희 국방장관과의 '하극상 논란'에 휘말린 장수만 국방차관이 '강만수 인맥'으로 분류된다. 강 특보는 기획재정부 산하 일부 기관장 인사에도 적잖게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그런 강 특보의 '화려한 컴백'을 예사롭게 바라볼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달리 상근직인 경제특보는 거시경제, 금융정책 등 민감한 사안 전반과 관련해 수시로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강 특보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과도 서울 법대 동기로 재무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44년 지기로 잘 알려져 있다.
정책조율 총괄…'왕수석' 윤진식
▲ 윤진식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 ⓒ뉴시스 |
청와대는 "정책실장은 대통령실장과 수석의 중간 정도의 위치로 보면 된다"며 "예우도 그 수준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부실장'이란 얘기다. 윤 실장은 일부 청와대 수석과 관련 부처 관계자가 참여하는 정책조정회의도 주재하게 된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서울산업대 총장직을 던지고 일찌감치 캠프에 합류해 이 대통령을 보좌해 왔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후배로, 'MB노믹스'로 집약되는 이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공유한 몇 안 되는 인물로 손꼽히기도 한다. 대통령실장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론됐었다.
이번에도 살아남은 이동관의 '힘'
▲ 이동관 홍보수석. ⓒ뉴시스 |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통합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 논의가 있을 때마다 불거졌던 과제였다.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수석급 홍보기획관이 신설됐지만, 홍보라인이 이원화되면서 업무중첩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의 탄생은 그를 명실상부한 '이명박의 입'이자 대국민 정책홍보의 1인자로 부상시켰다는 게 중론이다. 기존 조직들의 '통합'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홍보기획관실이 대변인실에 '흡수'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6개 비서관 체제에서도 기존 대변인실의 비서관들은 모두 살아남았고 일부 비서관들은 '공동 대변인'으로 영전한 반면, 홍보기획관실 산하 비서관 조직은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신임 이동관 홍보수석은 지난 해 촛불정국 이후로 인사철마다 정치권으로부터 적지않은 사퇴압력에 시달려 왔지만, 그 때마다 살아남는 '괴력'을 발휘해 왔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그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더불어 유일하게 남아 있는 '1기 청와대'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대변인으로서의 마지막 브리핑이 된 이번 인사발표를 마친 뒤 "그동안 여러가지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짤막한 인사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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