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저녁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이 대통령은 "상당히 건강해 보이신다"면서 반가움을 나타냈고, 부시 전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을 벗고 나니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것 같다. 말씀대로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이 말했다.
"李대통령 재산 기부, 대단한 일"
이후 이어진 만찬 자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행보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구현에 맞추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부시 기념 도서관'과 '정책연구소'를 설립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는 전 세계 독재국가와 민주주의가 핍박받고 있는 나라에서 민주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사들의 글과 자료도 전시될 것"이라며 "아프리카의 빈곤과 에이즈 퇴치, 그리고 중동의 여성 권익신장과 인권 보호 운동도 집중적으로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다른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 같다"고 평가한 뒤 "역사에 기억될 활동을 계속 펼치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 부시 전 대통령이 약 1년만에 재회했다. ⓒ청와대 |
또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전 재산을 기부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단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청와대는 "향후 청계재단의 운영방향에 대해서도 두 분이 서로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다음 날인 2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2일 오전 열린 조찬 회동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이 대통령을 두고 "굳건한 리더(A strong leader)"라면서 추켜세웠고, "이 대통령 덕분에 한국의 경제가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들었다. 계속 건승하시길 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부시 전 대통령께서 재임시절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주신 데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두 분의 만남은 작년 11월 페루 리마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부시 대통령의 퇴임 이후 제주도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것을 지키는 '신의와 우애'의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재임중 체결한 한미 FTA, 비준 늦어져 유감"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전날 전경련 산하 국제경영원이 개최한 해계포럼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때 (FTA를) 체결했지만, 의회에서 비준되고 있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FTA를 비준해야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FTA는 단순한 경제 합의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략적인 합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이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유엔의 결의를 거부하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도자(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야 한다"면서 "북한의 지도자가 더 좋은 탈출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전경련의 초청에 감사드리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민의 우정에도 감사드린다"며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도 한국에 절친한 친구가 많다고 안부를 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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