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외부위기보다 남남갈등이 더 위험해"

"중도 강조하는 건 정치ㆍ경제적 양극화 때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밖에서 오는 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바로 남남갈등, 즉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4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출범식 축사를 통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은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 위기를 조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한민국의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선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끼리 증오하면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겠냐"

이 대통령은 "남남갈등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동력을 약화시키고, 남북문제를 바로 풀기 위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이념과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이 선진화를 향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편승해 무조건적인 반대와 편가르기,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진정 이 나라를 사랑하고 남북통일을 원하다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함께 해야 한다"며 "우리끼리 사랑하지 못하고 증오하면서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국민통합에 제일 앞장서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다"면서 "제가 최근 중도 강화를 강조한 것은 경제적 정치적 양극화에 우리 사회 갈등의 뿌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서민들의 삶에 온기가 돌게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서민의 삶이 나아지고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것 자체가 국민통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북한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잘못된 길로 계속 가고 있다"며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로켓을 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지금 세계 흐름과도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면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지금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해 가고 있는데, 북한의 핵무기는 세계로부터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비록 힘들고 더디더라도 그 동안 굴절된 남북관계를 바로 세워 갈 것"이라면서 "어렵더라도 제대로 시작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