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까지 간 경선이었지만 승부는 쉽게 갈렸다. 안 의원과 김 의원은 95표를 얻어 62표에 그친 황우여-최경환 조를 따돌렸다. 1차 투표에서도 안 의원 조는 73표를 얻었다. 황 의원 조는 47표, 정의화-이종구 조는 39표였다.
중립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다른 의원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았던 최경환 의원을 영입하면서 경선이 혼전양상에 빠지는가 했으나 오히려 친이 진영 의원들의 역결집현상이 빠르게 진행됐다.
건재 과시한 '친이 주류'
▲ 한나라당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와 김성조 정책위의장ⓒ뉴시스 |
'보이지 않는 손'논란에 휩쌓였던 이상득 의원이 일부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황우여-최경환 카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도 안 의원의 낙승에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또 1차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친박 진영의 응집력 부족현상도 드러난다. 친박계는 최소 60여 명 이상으로 분류되지만 황우여-최경환 조는 50표에도 못미쳤다. 반면 안상수 의원과 정의화 의원이 1차 투표에서 얻은 표를 합하면 친이계 숫자를 뛰어넘는다.
한 마디로 말해 이번 경선은 '주류의 건재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재보선 참패 이후 당지도부와 주류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속수무책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친이계가 재결집했다는 것.
친박계인 김성조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긴 했지만 강경친이로 분류되는 안상수 의원이 무난히 당선됨에 따라 친이계는 한숨 돌리게 됐다. 반면 김무성 의원을 주저앉히고 최경환 의원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역부족을 노출한 친박계의 기세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선 "뭔가 판이 흔들렸어야 변화가 있는데 기존 질서가 유지된 만큼 당 혁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원내대표에 당선된 안 의원은 "남은 시기가 중요하고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어 제 가슴은 무겁다"면서 "당을 화합시켜 이명박 정권이 성공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그 뜻을 받들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 의원은 이날 투표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무슨 '추대론' 이렇게 하면서 제가 날아갈 뻔 했는데 당헌당규에 의해 경선이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과천, 의왕 출신의 4선 의원인 안 의원은 지난 2007년, 야당 시절 원내대표를 맡으며 대여 강경투쟁을 주도했고 당내에서는 '대선 국면을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18대 국회 출범 직후 국회의장직에 도전했던 안 의원은 강성 이미지로 인해 김형오 의장에게 밀렸다.
안 의원은 "야당 시절하고 다르다"면서 "나는 무조건 강성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6월 국회에선 미디어법을 두고 민주당 신임 이강래 원내대표와 격돌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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