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 현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수 차례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국민일보>가 14일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임과 동시에 박연차 회장과도 절친한 관계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정권 실세 연루의혹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돈 받은 것 맞지만, 공소시효 지났다"?
검찰은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KBS 창원방송 총국장을 지낸 양휘부 사장이 언론계에 몸담고 있던 시절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차례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금품의 규모 등에 대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지난 2000년 총선 때 경남 창원에서 출마를 준비했고, 2003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제2기 방송위원, 이명박 후보 대선 캠프 특보를 거쳐 대통령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지난 해 6월 KOBACO 사장에 취임했다.
양 사장은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는 고교, 대학 동문으로 지난 200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는 세중나모 자회사의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창원방송 총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기관모임 등을 통해 박 회장을 알게 됐다"며 "당시 박 회장에게서 몇 차례 돈을 받았지만 출마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해명했다.
그는 "K씨 등 당시 지역 언론인들도 박 회장에게서 용돈을 받아 썼다"고 덧붙이기도 해다.
박연차 돈, 천신일 타고 현 정권으로?
박연차 회장과 현 정권 실세들 사이의 '연결고리'로 지목받고 있는 천신일 회장을 둘러싼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최대 쟁점은 지난 대선 때 천 회장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십억 대 금품을 받았는지, 또 이 돈이 이명박 후보 캠프로 흘러들어 갔는지 여부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박연차 회장이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측근인 천신일 회장에게 수십억 원을 전달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검찰이 천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도 이같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수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천 회장으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특별당비를 낸 사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천 회장은 지난 2007년 11월30일 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양재동 영일빌딩에 근저당도 설정했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서울 서초동 대명주빌딩을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36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 대출금으로 천 회장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금 보유자산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천 회장이 선뜻 30억 원을 이 대통령에 빌려준 경위, 수백억 대 재산가인 이 대통령이 굳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가면서 그에게 돈을 빌려 써야 했던 이유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천 회장이 사실상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는 마당이다.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61학번 동창으로, 이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역임할 당시 부회장을 지낸 박연차 회장과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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