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노동의 속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지 마라
그 불만을 글로 유포하지 마라
그 글로 불순분자가 되지 마라
금서禁書가 되지 마라
수면을 대폭 줄여가며 조직에 충성하라
통제는 지극히 자발적이고 음성적이며
통제가 아닌 듯 통제하라
감히 불평은 논할 틈도 없게 하라
한 번 쫓겨나면
다시는 보장된 혜택의 대열에
합류할 수 없도록 하라
아무리 밤 지새워 심신을 혹사시켜도
가족적인 위안이 자신을 지켜준다는 암시를 갖게 하라
세계는 늘 벅차게 억지 쓰며 강요하는 자들이
움켜쥐고 있다 고요와 평화를 원하는 자들은
단호하게 게으름이나 나태로 단죄 받도록 하라
은밀하게 강요하는 줄도 모르게 강요하라
시작 노트
낙인찍힌 자들이여! 분노하여 함께 일어서야 할 때이다!
한 때는 동학의 이름으로 자주를 외치며 봉기했던 전봉준의 후예들!
지금 우리의 이름은 농민이거나, 노동자이거나, 도시빈민이거나
누가 우리에게 백성이라는, 개돼지라는 낙인을 찍어 종처럼 부려가며 항구한 지배를 획책하는가! 이 나라의 민주화를 끔찍하게 탄압해오던 유신의 망령이 박근혜를 통하여 되살아나더니, 그녀를 앞세워 사교로 재물을 긁어모으던 최태민의 유령이 딸 최순실로 대를 이어 부패의 막장을 드러내고야 말았으니.
정경유착의 병폐를 대를 이은 대통령이 재벌을 따로 불러 나라를 위한 일이라 한마디만 하면, 최순실이 뒤에서 수금만 하면 되는 체제가 영락없이 그때 그 아버지들의 수법과 하나도 다르지 않구나!
시민들이여!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저들의 손에 낙인찍힌 우리들이다! 우리의 촛불이야말로 이 나라의 유일한 희망이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저 거대한 도둑들을 몰아내는 일에 촛불을 모으자! 횃불을 드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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