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위증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술자리에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인연이 깊고, 또 최순실 씨와 인연이 깊은 이른바 정계·법조계의 '고령 인맥'이 최순실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주식갤러리' 제보로 이 의원과 이 변호사가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 사진이 2013년 6월에 찍힌 경북 고령 향우회 모임 사진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과 이 변호사가 고령 향우회 모임 등을 통해 친분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 향우회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도 연관이 꽤 많다. 우 전 수석의 장인이고 역시 고령 출신인 이상달 전 장강중기 회장(2009년 작고)은 고령 향우회에 애착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출신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가 이 전 회장 추도식에 참석한 것도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박 의원은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변호사가 함께 있는 사진을 제보받았다"며 "이는 결국 (이완영 의원이 이경재 변호사를 대신해) 대리신문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도 고령 향우회"라고 지적했다.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는 경북 고령을 포함하고 있다.
JTBC에서 보도한 태블릿PC가 최순실 씨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경재 변호사가 관련 내용을 이완영 의원에게 밝혀 달라 부탁했던 거고, 국정조사에서 이를 위해 위증 의혹을 받고 있는 정동춘 박헌영 등이 액세서리로 이용됐다는 것.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날 기흥컨트리클럽 직원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이상달 회장의 부인, 즉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강자 씨와 관련해 "최순실 씨가 (우병우 수석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인) 기흥컨트리클럽에 평균 2주일에 한 번꼴로 왔고,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는 최순실 씨만 오면 버선발로 뛰어가 즐겁게 맞이했고, 그 인연으로 우병우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민정비서관으로 추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얽히고설킨 인맥이 연결되는 부분이 과연 우연일까? 우 전 수석과 '고령 인맥'의 관계는 이게 끝이 아니다.
우병우 장인·장모·최순실·이경재·이완영·이정국 등, 국정 농단 뒤 얽히고설킨 인연
고령 인맥과 우 전 수석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그리고 최순실 국정 농단 수습 과정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가족회사인 정강 이정국 전무와 이경재 변호사, 그리고 이완영 의원과의 관계도 집중 추궁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동행인으로 청문회장에 왔다가 증인석에 서게 된 이정국 전무는 애초 신분이 밝혀지지 않고 단순히 우 전 수석의 도시락을 챙기러 온 지인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정국이라는 사람은 '정강'이라는 회사의 전무다. 이상달 회장의 사촌 동생으로서 화성 땅의 차명 당사자다. 강남의 땅 넥슨과의 거래 정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국세청 자료도 충분히 뗄 수 있는 능력 되고, 우병우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은 대구 대륜고 선후배 사이이고, 이완영 의원과 이정국 전무는 고령 향우회에서 만나는 사이"라며 "이들이 이렇게 다 연결이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이정국 전무가 이완영 의원과 사무실, 행사장 등에서 친밀하게 활동했던 사진을 공개하며 "이완영 의원을 잘 아느냐"고 질문하자 이 전무는 "잘 아는 게 아니라 향우회에서 (알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 전무는 다만 "이경재 변호사가 고령 향우회 부회장이지만 향우회 활동을 안 한 지가 제가 알기로는 10년 정도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 4차 청문회를 앞두고 이완영 의원은 최순실 씨가 실질적인 주인 행세를 한 정동춘 이사장과 사전에 만나 태블릿PC 출처를 놓고 사전 모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최순실 씨가 요새 뭐라고 그러냐면, 이경재 변호사가 도대체 대통령 변호인이냐 맘에 안든다 지금 이렇게 얘기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씨 입장에서 이경재 변호사가 정작 본인보다 박 대통령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변론을 뒤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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