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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세균 비공개 회동, 해석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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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세균 비공개 회동, 해석분분

공식적으론 "신년인사"…재보선 앞둔 정동영 견제용?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지난 8일, 7개월여만에 김해 봉하마을을 비공개로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정 대표는 올초 신년 인사차 봉하마을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번거롭게 김해까지 올 필요가 없다고 사양함에 따라 방문을 유보하다 전날 부산에서 열린 당 차원의 `MB악법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한 후 봉하마을을 찾았다.

예방에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과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 김해에 지역구를 둔 최철국 의원이 동행했고,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민주당은 신년 인사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을 방문한 것처럼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의 의례적인 방문이고, 노 전 대통령이 형 건평씨 구속 이후 가급적 공식행사를 꺼리고 있어 공개일정에 올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건평씨 사건 이후 쓸쓸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새 정부 들어 측근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형님이나 내 친한 사람들, 주변 사람들 모두 다 감옥에 갔으니 내가 대통령을 무사히 끝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순진한 형님 때문에 밖에도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내가 세상을 바꿔봤느냐, 권세를 누려봤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세상을 바꾸려 했지만 크게 바꾸지도 못했다"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착잡한 심경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자기 주변을 끊임없이 단속해왔는데 이런 일이 생겨 형님에 대한 안쓰러움과 함께 본인 스스로 위축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국회가 쌀직불금 국정조사를 진행하면서 참여정부의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하는 의결을 한 것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좋은 온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왕조시대 실록처럼 기록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게 없었다"며 "국회에서 그렇게 기록을 열람해 버리면 앞으로 어느 대통령이 기록물을 남기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고통스럽다", "힘들다"며 거대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선 소수 야당의 대표로서 어려움을 표시했고, 노 전 대통령은 "고생하셨다. 어려운 조건에서 고생 많으시다"고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정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오바마"라고 말하자 "언어 구사능력이나 태도를 볼 때 나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더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의 예방은 최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설이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장관은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상태여서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한 정 대표의 부정적 시각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면서 당내 친노(親盧)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화해의 시도로 여겨진다.

실제로 정 전 장관측은 정 대표의 예방에 촉각을 세우면서 정 대표가 4.29 재선거를 앞두고 정 전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친노 진영의 지원을 받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식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당 내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정 전 장관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으나 당사자들은 "정 전 장관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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