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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입각 없다"더니…행안장관에 이달곤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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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입각 없다"더니…행안장관에 이달곤 의원

또 '아니면 말고'…이동관은 '양치기 대변인'?

행정안전부 장관에 한나라당 이달곤 의원이 30일 내정됐다. 이날 오전까지도 "정치인 입각은 없다"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은 그야말로 '허언'이 됐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치인 입각설이 제기되자 "자천·타천형 기사가 난무하고 있어 정리를 해 드리겠다. 현재로선 그 원칙과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힌다"며 이같이 밝혔다.

▲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거짓말인가, 진짜 몰랐나?

그러나 불과 몇시간 뒤 '정치인 입각 배제론'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청와대와 계속 교감해 오면서 몇몇 분들 중에 당이 (이달곤 의원을) 선택한 것"이라며 "며칠 전부터 상당히 깊이 논의했고, 오늘은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날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청와대가) '당에서 전적으로 권한을 갖고 결정한 뒤 알려주면 그 분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정치인 입각'은 기정사실이었다는 얘기다.

"논의를 시작한 시점부터 청와대와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도 박 대표는 "계속 교감을 가졌다"고 답하면서 '정치인 입각은 없다'는 이동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선 "청와대에서 무슨 소리를 했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 최고의원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추천했다"면서 "당이 최종 결정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앞으로도 우리 국회의원들이 입각하는 기회가 머지 않아 있을 것"이라며 "내각에 정치력 있는 장관을 늘리는 게 매우 필요하다.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의 소망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달곤 내정자는 누구?

▲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된 이달곤 한나라당 의원.
경남 창원 출신으로 비례대표 초선의원인 이달곤 내정자는 국회 내에서도 대표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론자'로 꼽힌다.

이 내정자는 전국 시군구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포함해 행안부가 지난 해 마련한 지방행체제 개편안을 두고 국회 토론회를 여는 등 공론화를 주도한 당사자다.

부산 동아고등학교,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정책학 박사를 마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한국 행정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지난 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위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한 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특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정 태스크포스팀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개각 앞두고도 "장을 지지겠다" 엄포놓더니만…

인사(人事)와 관련된 이 대변인의 '아니면 말고' 식 브리핑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이 대변인은 '조기개각설'이 무성하던 지난 13일 "120% 오보가 될 것"이라며 "대변인을 완전히 무시하고 기사를 쓰면 실제 그렇더라도 오보로 만들겠다"고 엄포를 놨었다.

그는 "(조기개각이 단행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개각은 설 연휴를 일주일 가량 남겨둔 지난 19일 단행됐고, "장을 지지겠다"던 이 대변인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다시 나타난 이동관 "신분만 의원일 뿐 정치인 아니다"?

이날 박희태 대표가 행안부 장관 내정 사실을 밝힌 이후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이달곤 내정자에 대한 정무직 인사를 발표했다. 이밖에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김영학 지경부 산업경제실장을 내정했다는 점도 밝혔다.

기자실을 다시 찾은 이동관 대변인은 "엄밀히 말하면 이달곤 내정자는 신분만 국회의원이지 평생 학자로 사신 분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행정전문가가 아니냐"는 해명 아닌 해명을 내 놨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나돌았던 친박(親朴)계 한나라당 허태열, 김무성 의원 내정설 등을 의식한 듯 이 대변인은 "정확하게는 근래 거론됐던 분들은 아닌데 혼선이 계속되는 거 같아서 정리해 드린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치인 입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던 대목에 비춰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인사를 당에서 발표하는 게 정상이냐", "앞으로도 인사발표를 당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변인은 결국 "대변인이 허언을 했다고 비판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이해해 달라"고 했다.

앞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역시 "비례대표 의원은 정치인이 아니지 않느냐", "이달곤 내정자는 정치인이라기보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학자라고 봐야 한다"는 등 무리한 해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대통령의 입'으로서 이동관 대변인이 입게 된 '흠집'을 가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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