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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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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려"

새해 첫 라디오 연설서 야당 비난…2월 국회 강공 예고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대통령으로서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면서 각종 'MB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야당들을 겨냥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치'를 주제로 진행된 새해 첫 라디오 연설에서 "정부가 작년 말에 1분기 앞서 업무보고를 받고, 예산 집행도 서두르고있지만 여야대립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청와대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가…정말 부끄러웠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 내내 강한 어조로 최근 국회 폭력사태를 비난하며 화살을 야당에 집중시켰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 외국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놀랐다"며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고 서로 뒤엉켜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우리 국회 사진들이 일제히 보도되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진도 부끄러웠지만, 사실 더 충격을 받은 것은 기사 내용"이라면서 "'국회에서의 폭력은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한국 특유의 거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등 해외토픽감으로 소개되는 그런 폭력이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며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금년 우리는 OECD 각료 회의 의장국이 되었다"며 "그리고 G20 정상회의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어떻게 이런 모습을 갖고 의장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앞이 캄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정치의 선진화가 따라주지 않으면 선진화는 없다"며 "국격이 높아지지 않으면 선진화는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는 언제, 어떤 경우에도 평화와 법질서의 상징이자 보루가 되어야 한다"며 "온 국민이 지켜야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법치주의가 바로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2월국회도 '강공' 예고…"법안처리 늦어지면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청와대가 중심이 된 '법안 밀어붙이기'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저도 이번 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국민 앞에 다시 한 번 저의 결심을 다지고자 한다. 금년 한해 저는 이념이나 지역을 떠나 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기발언이나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각종 쟁점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도 재차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1분기 3개월 2분기 3개월, 6개월이 경제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고, 그래서 법안 처리가 더더욱 시급하다"며 "법안처리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특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분열을 조장하고 통합을 가로막는 '정치적 양극화'야 말로 '경제적 양극화' 못지 않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폭력은 양립할 수 없다…정치개혁 실천해야"

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공원을 찾았을 때 그곳에 새겨진 글귀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로,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더구나 지금은 군사독재정권 시절이 아니며, 독재에 대항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저항권을 행사했던 시절과 이미 직선제를 통해서 다섯 번이나 대통령을 배출하고, 선거를 통해 민의를 얼마든지 반영할 길이 열려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일류국가를 앞장서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정치"라면서 "정치를 바로 세우는 정치개혁이 말이 아니라 이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당면한 경제 위기 만큼이나 심각한 '정치 위기'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주 저는 외국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놀랐습니다.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고 서로 뒤엉켜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우리 국회 사진들이 일제히 보도되었습니다. 그런 사진도 부끄러웠지만 사실 제가 더 충격을 받은 것은 이런 기사내용이었습니다.

"국회에서의 폭력은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한국 특유의 거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해외토픽감으로 소개되는 그런 폭력이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습니다.

금년 우리는 OECD 각료 회의 의장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어떻게 이런 모습을 가지고 의장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선진일류국가는 결코 경제적 GDP만 올라간다고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정치의 선진화가 따라주지 않으면 선진화는 없습니다. 국격이 높아지지 않으면 선진화는 불가능합니다.

국민여러분, 요즘 나라마다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 여러분 잘 아시지요? 브랜드 가치가 올라야 그 나라 사람도, 그리고 또 그 나라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높게 대접받습니다.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이지만, 브랜드 가치는 일본의 50분의 1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삼성이나 현대 같은 개별기업보다도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브랜드가치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격렬한 노사대립과 거리의 불법시위, 그리고 북한 핵을 꼽았습니다.

노사문제나 불법시위 문제를 개선한다면 그만큼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는 물론 민간까지 나서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 시점에, 그런 활동을 지원하고 이끌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대해 혹 아이들이 보면 어쩌나, 외국인들이 보면 어쩌나, 마음을 졸인 것이 비단 저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지난 60년은 민주화의 역사였고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눈부신 산업화에 못지않은 세계적인 자랑거리였습니다. 이번 국회의 폭력사태는 그런 우리의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군사독재정권 시절이 아닙니다. 독재에 대항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저항권을 행사했던 시절과 이미 직선제를 통해서 다섯 번이나 대통령을 배출하고, 선거를 통해 민의를 얼마든지 반영할 길이 열려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분명히 다릅니다.

국회는 언제, 어떤 경우에도 평화와 법질서의 상징이자 보루가 되어야 합니다. 온 국민이 지켜야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법치주의가 바로설 수 있겠습니까?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서민들은 일 때문에 잠시 가게앞에 세워놓은 차도 딱지를 떼고, 반복하면 면허 정지까지 당하지 않습니까?

저는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공원을 찾았을 때 그곳에 새겨진 글귀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부득이 영어로 옮기면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로,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한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에는 희생과 책임이 반드시 따르는 것입니다. 이번 사안도 그냥 그대로 흘려버리면 정치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국민은 실망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번 일을 국회스스로 개혁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국민들은 다시 희망을 가질 수가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도 이번 일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국민 앞에 다시 한 번 저의 결심을 다지고자 합니다. 금년 한해 저는 이념이나 지역을 떠나 경제를 살리고 서민을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 전념하겠습니다. 인기발언이나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정부가 작년 말에 1분기 앞서 업무보고를 받고 예산 집해도 서두르고있지만 여야대립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습니다.

금년 1분기 3개월 2분기 3개월, 6개월이 경제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고, 그래서 법안 처리가 더더욱 시급합니다. 법안처리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특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분열을 조장하고 통합을 가로막는 '정치적 양극화'야 말로 '경제적 양극화'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으로서 저는 여러차례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꿈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류국가는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만은 아닙니다. 존경받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 국민 한 명 한 명이 대우받는 세계 시민이 되는 나라가 바로 제가 꿈꾸는 선진일류국가입니다.

이를 앞장 서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정치입니다. 정치를 바로 세우는 정치 개혁이 말이 아니라 이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를 위해 뜻을 모아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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