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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데올로그' 류우익, 다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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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데올로그' 류우익, 다시 움직인다

親MB 친위조직 '꿈틀'…'좌파 대항조직' 구상

미국산 쇠고기 파동 끝에 물러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시 함께 '물갈이'됐던 측근들과 함께 중심으로 초대형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 목적이 '좌파 대항조직 건설'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학계 뿐 아니라 류 전 실장을 중심으로 한 이 대통령의 측근들은 법조계, 교육계, 시민사회 등 각 영역에서 '이명박 정부'를 측면지원할 수 있는 대규모 조직구성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왕비서관'으로 군림했던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학계, 법조, 교육, 시민단체…'MB친위대'가 뜬다

우선 류우익 전 실장이 원장으로 있던 국제전략연구원(GSI)을 모태로 대규모 '싱크탱크'를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원은 지난 대선기간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원해 왔다.

<조선일보> 5일 보도에 따르면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종합적인 국가 전략과 비전의 수립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대선 준비기구였으나 새 정부 출범 후 활동이 미미했던 GSI를 모태로 미국의 후버연구소와 같은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최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첫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명박 대통령.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 류우익 전 실장이다. ⓒ뉴시스

공화당 성향의 후버연구소는 미국 레이건, 부시 행정부 등 공화당 정권의 정책과 인력을 양산해 온 싱크탱크다. 진보성향의 브루킹스 연구소와 함께 미국 지식사회의 '양대산맥'으로까지 평가된다.

류 전 실장은 최근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을 새로운 GSI 원장으로 영입했으며, 연구소의 정관과 이사회도 개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I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재우 '김앤장' 변호사를 중심으로 상당한 액수의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박태호 원장은 "우선 포럼 형식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한 뒤 보고서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다른 연구소와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인지를 연구해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계 외의 분야에서도 이명박 정부를 위한 '진지전'의 포스트가 될 조직구축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학계 법조계 교육계 시민사회 등에서 좌파성향 조직에 대항하는 조직이나 단체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과 초기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6일 보도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를 위한 '친위조직 건설' 움직임은 이미 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선 법조계에서는 청와대 1기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대항할 변호사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반(反) 촛불소송'을 주도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과 정동기 현 민정수석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교육계에선 최근 뉴라이트 진영을 중심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당하는 조직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재선 성공과 맞물려 각종 뉴라이트 단체들이 전교조에 대한 전방위적 이념공세를 최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 대선기간부터 최근까지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각종 '뉴라이트 시민단체'들 역시 지금까지 진보적인 단체들이 주도했던 시민사회의 대표성을 높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모르는 일" vs "국민상대로 이념전쟁 벌이려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청와대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류 전 실장이나 사임한 1기 참모진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고 없고, 우리와는 관계도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논란은 당장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명박 정부 첫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씨 등 대통령 측근들이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으며 모금을 통해 설립기금을 마련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는 정권 실세들이 사실상 모금을 빙자해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맹비난했다.

송 부대변인은 "전두환 정권이 기업을 협박해 수십억 원 씩 돈을 강탈해 만든 일해재단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금융위기로 서민은 물론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는데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자들이 기업과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재단을 만들겠다니 이 사람들은 지금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과 측근들은 이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경제 위기 극복에 전념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핵심 참모들이 여기저기에 손을 벌려 연구소를 만들고 '좌파'에 대항할 조직을 구축하는 게 '주군'의 뜻이라면, 대통령이 대놓고 전방위적 '참모정치'와 '이념공세'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각종 공권력을 정권의 도구로 사용하며 촛불, 언론 할 것 없이 탄압의 칼날을 휘두르는 마당에 이제는 핵심참모까지 나서 '좌파 대항조직'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이념전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이는 결국 국민을 두 편으로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진영도 '눈총'…"또 하나의 '일해재단', '아태재단' 만들겠다는 것"

류 전 실장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후버연구소' 설립에 대해선 <조선일보>마저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후버연구소는 오랜 세월 보수진영의 논리를 전파해 왔지만 예산과 인력 모두에서 공화당과 무관한 독립적 위치를 지켜 왔다"며 "그런데 우리 현직 대통령 측근들은 대통령을 내세워 여기저기서 돈을 모으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아무리 배짱 좋은 기업도 모른 체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의 '일해재단',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아태재단'등을 언급하며 "지금 대통령 측근들이 하는 일은 또 하나의 아태재단이나 일해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나 한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류 전 실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언론과는 인터뷰할 수 없다"고 짤막한 입장만을 밝힌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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