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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부터 참모·장관들까지 총체적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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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부터 참모·장관들까지 총체적 '오락가락'

新브레턴우즈 동참? IMF 체제 참여?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된 정부 당국자들 간의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잘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이 대통령 자신의 발언도 '오락가락'을 거듭하고 있다.

"IMF와는 다르다"→"IMF보다 심각하다"

무엇보다 혼란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여러 차례 "이는 IMF 때와는 다르다"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혀 왔다. "자신감을 갖고 정부에 힘을 모아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금 상황이 IMF보다 심각하다"고 말을 바꾼다. 이 대통령은 "IMF 때는 아시아만의 위기였지만 지금은 세계전체가 실물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 회복된다고 해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청와대

대통령 주변의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세계지식포럼 축사를 통해 "이 시점에 사전·사후를 규제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공동의 해법을 찾아내야 하고, 필요하다면 더 나은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시화 된 금융위기 속에서 새로운 국제금융기구를 창설할 필요성을 제기 한 발언이었다.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IMF 등 지금의 국제 금융기구가 세계 금융시장의 빠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선제적인 대응과 관리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에 관한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시장과 언론은 이를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등 주로 유럽 정치지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新)브레턴우즈 체제' 건설론과 맞물려 해석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청와대 기자실을 찾은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엉뚱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지 6일이나 지난 시점의 일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관계자는 "내가 알기로는 새로운 국제 금융기구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IMF가 선진국 위주로 이뤄져 있으니 신흥국가도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확인을 해 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22일 발간된 프랑스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재차 "이번 위기는 기존의 아날로그 금융 감독시스템이 현 디지털 시대의 금융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현 금융체제를 대개혁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인터뷰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8일 오전 이뤄졌다. "나는 모르겠다"는 청와대의 해당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의중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의 좌충우돌은 계속 이어졌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을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 동참의사"로 보도한 프랑스와 국내 언론의 보도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동참의사를 밝힌 게 아니다"라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유럽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에 동참하겠다는 이야기를 이 대통령이 직접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미국, 호주, 유럽 국가 등으로부터 나온 다양한 제안이 상존해 있는 상태"라며 "이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와 고민을 해 보자는 뜻이지, 하나의 제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하거나 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은 "곧 수출흑자" vs 장관은 "본격적 수출둔화"

손발이 맞지 않는 이 같은 행태는 이 대통령과 장관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흑자' 가능성을 언급하며 낙관론을 폈었다. 지난 8일 재향군인회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10월, 11월, 12월에는 수출흑자도 예상된다"고 했었다.

13일 실시한 첫 '라디오 방송'에서도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이 있다"며 "금년 4/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나 22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포럼' 초청강연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 위축과 실물경기 둔화 등으로 우리의 수출과 투자, 소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출이 올해 4분기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물론 이 장관은 대통령의 앞선 '공언'을 의식한 듯 "10월 무역수지 및 4/4분기 무역수지의 흑자 달성과 올해 외국인투자 120억 달러 유치가 지경부의 단기목표"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목표'일 뿐, 이 대통령의 자신감에 비해서는 거리감이 적지 않은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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