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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귀해지니까 '사재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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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귀해지니까 '사재기' 하고 있다"

李대통령 "국가 어려울 때 욕심 가져선 안 돼"

미국발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1390원 대로 폭등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달러가 귀해지니까 일부에서 달러를 사재기하고 있다"며 "국가가 어려울 때에는 개인이 욕심을 가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르고, (달러를)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이나 일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사재기 하려는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이 대통령은 "우리가 옛날에 힘들게 살 때는 안보불안 때문에, 북한과 문제가 생기면 도망가려고 라면도 사 모으고 하는 사재기가 있었다"며 "금융위기 때문에 사재기를 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런 때일수록 정부를 믿고 함께 나아가면 어느 나라 보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조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율폭등과 관련해 "투기요인이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라며 "특히 대기업의 경우 누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달러 사재기가 위기를 더 증폭시키는 상당한 요인이라고 대통령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당부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달러가 약세인 것이 맞는데, 우리는 절상폭이 유난히 크다"며 "심리적 요인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IMF를 경험한 탓인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면역력도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도 있는 것 같다"면서 "막연한 불안심리 때문에 달러를 매집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두려워할 이유 없다…외환보유고도 충분"

이 대통령은 또한 "미국이 1930년대 위기에서 루즈벨트가 대통령이 됐을 때 '지금 미국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두려움 그 자체다.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두려워할 만한 근본적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0월, 11월, 12월 달에는 예상대로라면 수출 흑자가 기대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세계경제가 어렵고 내수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있는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며 "있는 사람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데,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1조8000억 달러, 일본은 1조 달러, 한국은 26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아시아 3국은 구라파같은 직접적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외환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보유한 외환이 단기로 돌아오는 것을 상쇄하는 데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IMF 때는 우리가 갖고 있는 외환 중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게 200억 달러도 안 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2600억 달러를 모두 현금화할 수 있는 것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외환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좌파세력의 이념갈등은 시대착오적"

한편 이 대통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념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배고픈 북한을 동족으로 동정하고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과 이념적으로 북한 세력에 동조하는 것은 확실히 다른데, 그것(인도적 지원)을 빙자해 좌파세력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이 땅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사태를 통해서 볼 수 있다"며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지만 그 뿌리가 매우 깊고 매우 넓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 친북단체 조사과정에서 (해당단체 관계자가) 구속돼 하는 말이 '2년만 더 지났으면 통일이 됐을 것'이라는 말을 하더라"면서 "우리 국민들도 이런 분위기에 민감해하지 않아서 더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틈만 나면 국가를 분열시키고, 틈만 나면 국가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누구를 위한 것이냐. 그런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이 땅에 이념논쟁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이 없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든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이념적 편가르기로 비쳐질 만한 발언을 꺼내든 데 대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모든 나라에서 자유 민주주의가 이미 승리하고 일류 번영의 국가에 발전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6.25 전쟁을 통해 자유 민주주의가 승리했지만, (북한의) 사회민주주의는 밥도 먹이지 못하고 있다"고 북한 체제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경직됐다고? 정상적인 관계로 가고 있는 것"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경직됐다고 하지만, 경직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관계로 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할 말이 있어도 안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 이 대통령은 "북한 동족들에게 지원을 좀 더 하려고 한다. 조건 없이 인도적 대응을 해야 한다"면서도 "북한도 국군포로나 이산가족, 납치자 문제 등에 대해 인도적 대응을 해 줘야 한다"고 사실상 '조건'을 달았다.

또 '교과서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교과서 문제도 정권이 바뀌어서 고쳐야 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것이 정상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 있는 것 같이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 등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논란에 직접 개입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재향군인회 박세직 회장은 "일부 불순세력이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를 하면서 유모차 부대까지 시위에 동원해 광우병, 반미 등으로 국가를 무력화하려는 것을 목격해 왔다"면서 "뜻있는 향군은 나라가 이래서 되겠는가 통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좌편향된 친북좌파들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회생도 실용주의도 실현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향군은 후방 방어지원과 대한민국 호국증진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망각하지 않고 대한민국에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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