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룸펜들이 판치는 쓰레기장'이라고 규정했던 다음 아고라에 같은 당 김성훈 디지털 위원장이 글을 올려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책은 비판을 받는 측이 명예훼손이라며 삭제를 요구할 경우 곧바로 포털 등이 삭제를 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겠는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훈 위원장은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보수정권이다. 보수의 기본은 통제나 규제보다는 자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 시대정신 표현의 주체다"
김 위원장은 "올바른 정치비평과 소비자로서의 경제 평가마저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강제적으로 자신의 의견이 삭제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어떤 국민이 자신의 견해로 인터넷 정치 여론의 장과 인터넷의 경제 시장에 참여하겠냐"면서 "전략적으로 보더라도 이번 방통위의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의 일부 과제가 시행될 경우 오히려 역공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로서의 경제평가'라는 부분은 '조중동'에 대한 광고 중단 캠페인과 맞닿는 대목이다.
그는 "쇠고기 수입 관련 이슈와 독도문제, 금강산 피격사건 등 계속되는 이슈 때마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속도감 있게 알 수 있었으며, 하나가 되게 하고 뭉치게 하는 힘이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인터넷이 만능은 아니지만 이제 시대정신 표현의 주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의 많은 순기능이 작은 역기능 하나 때문에 잘못 평가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작은 역기능 하나를 개선하기 위해 순기능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삭제요청과 위반·처벌이라는 내용으로 인터넷이 끊임없는 분쟁과 혼란에 빠질 것이며 이로 인해 인터넷 사용인구 감소가 예상뿐만 아니라 인터넷 경제 또한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그에 대한 책임은 방통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 있게 되어 정치적 수세로 몰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대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시대 마다 위대한 그 시대의 정신이 있었으며, 그 정신은 국민들의 마음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의 일반적 흐름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주장인 것.
"대통령을 믿어달라"는 대목에 대해선 반응 싸늘
김 위원장의 이날 글은 대체적으로 '전향적' 내용이 담긴 것이지만 정작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김 위원장 글의 취지 자체에 반대한다기보다 사이버모욕죄 신설 추진 등 정부여당의 기존 정책에 대한 감정이 폭발한 것.
또한 글 말미에 대통령 경선 후보 시절의 일화를 소개하며 '대통령을 믿어 달라'고 강조한 것도 '글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경선후보 시절 추운 날 시위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악수하고 유치원생을 안아줬다는 일화를 통해 "합리적이며, 수줍은 따뜻한 감성을 가진, 흡수력이 빠른 분입니다"라고 말하며 "그 분(이명박 대통령)을 믿어주시라는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지만 조금 더 시간을 주시고 지켜보아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