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안 마련을 위해 여론을 청취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한편 한나라당 내부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음으로써 국면전환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한 관보 게재는 강행한다는 게 청와대의 방침이다. 또 이날 회동에서 일부 장관들을 대상으로 한 개각의 필요성에는 의견이 모아졌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 대한 인적쇄신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쇄신'의 대상이 예상 외로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강재섭 "개각 등 민심수습 방안이 필요하다"
이날 회동에서 강재섭 대표는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귀를 열고 수렴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당의 입장에서 보면 일부 정치적인 착오 등이 있었던만큼 개각 등 민심수습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여러 채널로 의견을 듣고 있기 때문에 당의 의견이나 걱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또 각계 원로 등을 두루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청와대 일부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인적쇄신론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청와대에 와서 청와대를 쇄신하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청와대 내 기구설립과 별도로 (쇄신 필요성이)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청와대에서 정치상황을 예측·분석하고 여야정이 소통·조율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건의도 곁들였다. 사실상 정치·정무 특보 신설의 필요성을 제기한 셈.
이와 관련해 이동관 대변인은 "(정치·정무특보 신설과) 맥은 같은 것인데, 당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기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당정청 간의 소통과 정치적 의제에 대한 예측과 분석이 되려면 쉽게 얘기해 '여의도 정치'를 잘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홍보기능의 강화도 '기구'의 성격에 들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친박세력에 최대한 문호개방"…"좋은 생각이다"
'친박복당' 문제도 거론됐다. 강 대표는 "당의 화합을 위해 입당이나 복당을 원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문호를 최대한 개방한다는 원칙 아래 우선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서 낙천한 뒤 탈당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분들은 당헌당규 상 결격사유가 없는 한 곧바로 복당조치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그밖에 친박연대나 무소속 의원을 포함한 분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행위 정도, 도덕성 등을 심사해 복당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보고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금주 내 중앙당 산하에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면서 "구체적인 방향과 절차는 당에서 알아서 진행하라"고 말했다.
3일 '쇠고기 관보게재' 강행될 듯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이날 회동에서 국민적 요구사항인 쇠고기 재협상이 검토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을 뿐더러 일부 장관 경질, 청와대 기능 보강 등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쇄신 방안들만 거론됐다는 점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국정 수습책이 논의되는 자리에서 친박 복당 등 당내 문제가 주요한 문제로 거론된 것도 민심과 동떨어진 진단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오는 3일로 예정된 관보게재는 변함없이 밀어 붙일 테세다. 장관고시 사항이 관보에 게재되면 새로 마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은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동관 대변인은 "국민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이런저런 노력은 다 하겠지만, 관보게재는 안 한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면서 강행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고유가 대책 등 이른바 민생대책을 논의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개원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서 원구성에 힘을 써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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