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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욕심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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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욕심만 가득하다"

[최동호의 스포츠당] 체육회 통합 반대하는 대한체육회, 해체하라

”가진 자산으로 보나, 역사성으로 보나 어떻게 일대일로 통합합니까?"

이기흥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체육회 통추위는 11일 12차 회의를 마친 뒤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 불참을 선언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회 불참과 관계없이 15일 발기인 총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언론은 '통합체육회 출발부터 삐걱'이라고 보도했다. 통합체육회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의미한다. 물과 기름처럼 나누어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하나로 묶겠다는 뜻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돼 온 두 단체의 통합은 2014년 말에야 급물살을 탔다. 김종(문체부 제2차관)·김정행(대한체육회장)·서상기(당시 국민생활체육회장)·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합에 합의하며 우여곡절 끝에 3월말로 통합의 법정시한이 정해진 것이다.

체육회는 끝내 통합을 인정할 수 없나 보다. 가진 자산은 무엇이고 역사성은 무엇인가? 태릉선수촌, 진천선수촌 등 체육회 자산은 체육회의 것이 아니다. 국민의 것이다. 1920년 창립된 조선체육회(현 대한체육회)의 역사성은 한국 체육의 뿌리라는 대표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체육 발전의 책무를 맡았다는 책임성이 더 중하다. 체육회가 사유물이 아닐진대 어찌 자산과 역사성을 운운하며 통합의 손익을 계산할 수 있을까? 엘리트 체육은 체육의 한 갈래일 뿐이다.

생활 체육, 학교 체육, 여성 체육, 장애인 체육 등 이 나라엔 국민의 복지와 건강을 위한 다양한 체육의 분야와 수요가 존재한다. 통합해야 되는가? 말아야 하는가?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자산과 역사성에 비례해 직제와 인원을 배분해야 할 일인가? 진작부터 시작된 체육회의 통합 반대 어깃장엔 한 줌의 기득권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욕심만이 가득해 보인다.

체육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체육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었는가? 시대를 읽고 체육의 갈 바를 제시했는가? 아니면 체육인 복지를 위한 노력이라도 기울였는가? 역도 국가대표 출신 김병찬씨가 체육연금 52만 5천원으로 홀어머니와 생계를 이어가다 홀로 고독사를 당했을 때 체육회는 기껏 바자회를 열었을 뿐이다. 제대로 기껏이었다. 그토록 많은 자산과 역사성을 갖춘 체육회라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을 제안해야 했다.

불우 체육인에 대한 여론이라도 앞장 서 조성해야했다. 바자회 정도는 체육인들끼리 알아서 할 일이다. 승부조작 등의 불공정 사고가 발생하면 자정대회 열고 구호 외치는 것이 전부인 체육회다. 비리 사건 터지면 대국민 사과 성명 하나 없이 숨죽인 듯 조용할 뿐이다. 스스로에게 닥친 난국을 헤쳐 나갈 능력이 없어 보이는 체육회다.

통합은 체육 정책의 무게 중심이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 국민의 의식과 생활수준은 이제 체육의 효용을 개인의 행복, 삶의 질, 건강한 노후에서 찾지 않는가? 백세 인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시대의 체육정책은 국민에게 운동의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줘야 되지 않는가? 체육회가 먼저 체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어야 마땅했다.

그리고 통합의 주도권을 잡고 갈 일이었다. 박근혜 정부들어 시작된 체육 개혁 드라이브에서도 골든타임은 존재했다. 그러나 체육회는 자구책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처분만을 기다리지 않았는가? 이기흥 체육회 통추위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준수와 체육회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가? 70,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이기흥 위원장이 근대5종연맹 부회장으로 체육계에 발을 디딘 2000년 이후로라도 체육회가 정관을 개정하며 사전에 IOC의 승인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한 번이라고 거부했던 사례가 있었던가? 궁색하다. 모든 것이 억지스럽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통합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크게 웃을 일이지만 △임원 중임 금지 조항 소급적용 금지 △통합체육회의 직제와 조직 사전 결정 △올림픽 종목 중 준가맹단체 해결 등을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 불참의 이유로 내세운 것도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복지의 시대라고 한다. 체육은 국민 개개인에겐 더더욱 중요한 복지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효용을 찾아 체육백년을 설계하는 통합이다. 생활체육의 바다 위에 엘리트 체육의 배를 띄우자는 데 바닷물은 고사하고 누가 배 주인이 될 지에만 골몰하는 체육회라면 없는 것이 낫다. 이런 체육회라면 차라리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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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YTN 보도국 스포츠부 기자를 시작으로 IB스포츠 신사업개발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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