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관련해 통일부 현인택 장관이 6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으로 거듭해 눈총을 받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대북특사와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해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를 들어야 했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이 런던에서 가진 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낼 수 있다"고 한데 대해 현 장관은 "현 시점에서 특사 문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다른 말을 했다.
현 장관은 "대통령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특사 문제가 포함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북 특사 발언은 진정성과 의지를 가진 말이 아니었다는 평가절하인 셈.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주무장관인데 대통령의 발언을 좁게 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 장관은 위성 발사의 실패 여부와 관계 없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술적 판단을 하는 중"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거리가 아니라)위성 단계 로켓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게 중요하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현 장관은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탄도미사일 기술 축적과 동시에 대미 협상력 강화, 한반도 긴장 조성을 통한 남남갈등 등의 의도가 있다"며 "북한은 한편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 사태는)매우 부적절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편파 수사'라고 불러 검찰 신뢰에 금이 가게 하지 말아야"
정치분야 질문에서는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법무부 김경한 장관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연철호씨가 500만 달러를 받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박연차 회장 자신과도 막역한 패밀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고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같은당 박민식 의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며 "박연차에게 15억원을 빌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30대 조카에게 수십억을 줬다고 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모른다고 한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검찰에서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있고 제가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피해갔다.
김 장관은 한편 "검찰이 신뢰를 잃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정상적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도 어떤 분은 편파수사, 정치 검찰 등으로 부르는데, 신뢰에 금이가도록 하는 사실이 없길 바란다"고 야당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언론이 앞서서 보도하거나 잘못 보도해도 특단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달곤, '인권위 축소 반대'? "이런 얘기 참아왔지만"
행정안전부 이달곤 장관은 인권위 조직 축소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 장관은 "인권위의 과당 평균 인력은 7.4명이었다"고 무분별한 직제 운영을 비판하며 "순전히 이런 측면에서 조직과 인력을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정부 내부 문제는 정부 내부 해결 봐야지 자꾸 밖으로 내면은 국가기구 험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아왔지만 (세계) 각국은 나름 조직을 축소하기도 하고 조직 형태를 변화시키기도 한다"며 문제가 제기되는 데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범래 의원이 정부의 인권 조직 등의 중복 운영을 지적하며 "(인권위를 그대로 둔다면) 법무부 인권국이나 국민권익위원회를 없애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장관은 "국회에서 한번 더 이야기해 준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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