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친박은 해당행위자…당협위원장 배격해야"

친이계 원외당협위원장, 친박 복당 의원에 맹폭

"(복당 의원들은)지난 총선 때 공천신청조차 하지 않았거나 공천 과정에서 당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각서를 제출하고도 공천에서 탈락하자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으로 나와 한나라당을 비방하고 나아가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싸워 해당행위를 한 사람입니다."

김희정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을 비롯해 친박계 복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이계 원외당협위장 16명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친박 복당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도부는 복당 의원의 당협위장 자리 요구를 배격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복당 현역 의원들의 부당한 요구를 철저히 분쇄하고 각자 당협을 어떤 방법으로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당 의원들을 "해당 행위자"라고 규정한 이들은 "당내 화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들의 한나라당 복당이 허용됐지만 그렇다고 해당행위까지 사면되고 결격사유가 세탁된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협위원장 자리를 두고 박희태 대표가 '교통정리'를 위해 "원외위원장은 정부 등 요직으로 가고 현역 의원이 당협의장을 맡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 게 오히려 친이, 친박 양 측의 반발심을 키운 모양새다. 친박계 김재원 전 의원은 "선거에 진 사람이 요직에 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지도부에 "정치도의와 순리에 따라 복당 현역의원들의 부당한 당협위원장 자리 요구를 배격하라"며 "정권창출에 기여한 원외당협위장의 충성심과 노고를 결코 외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얼마 전 부산 지역에 (친박, 열린우리당 출신 등을 포함한)300명이 한나라당에 입당했는데 굴러온 돌이 박히고 야당 10년 하던 사람은 핍박을 받고 있다"며며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에) 이기는 사람만 모아서 당을 만들지..."라고 지도부를 성토하기도 했다.

"우리도 안을 냈으니 친박도 타협안을 내야 한다"

4월 재보선 이후로 미뤄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이들은 '자동 임기 연장'을 주장했다. 현재 당협위원장이 갖고 있는 기초단체장 등 공천권 포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도부에 당헌 당규 개정을 주문하며 △현재 1년인 당협위장 임기를 최고위원 등 지도부처럼 2년으로 늘려 적용하도록 하는 방안 △지방 선거 공천권을 중앙이 갖도록 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다. 그는 "박순자, 정몽준 최고위원, 임태희 정책위의장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공감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공천권 싸움으로 비칠수 있다는 지적에 김 회장은 "중앙에서 공천권을 갖게 되는 방안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날 기자회견을 한 16개 지역 당협위장 자리만이라도 공천권을 내놓을 수 있도록 당헌 당규 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와 관련해 그는 "2년으로 자동 연장하면 굳이 당내 분란을 일으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김 회장은 "일단 요구했으니 당의 조치를 보고 향후 액션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헌 당규에는 '경선'을 통해 당협위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이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원리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해당 행위를 한 사람'들과의 경선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친이계 쪽 입장에서는 친박계와 '타협'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지만 여의치 않다.

현재 친박계 의원들은 "관행대로 현역 의원이 겸직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우리도 이만큼 (양보)안을 냈으면 저쪽(친박계)에서도 타협안을 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군위·의성·청송 김동호 △고령·성주·칠곡 석호익 △상주 손승태 △구미 을 이재순 △대구 서구 이종현 △대구 달서 갑 홍지만 △대구 달서 을 권용범 △대구 달서 병 유재한 △진주 갑 최진덕 △부산 서구 조양환 △부산 남구 을 정태윤 △부산 금정 박승환 △부산 동래 오세경 △부산 연제 김희정 △인천 서구·강화 을 이규민 △안산 상록 을 이진동 위원장, 이상 1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