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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답변 거부' 논란…한때 국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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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답변 거부' 논란…한때 국감 파행

野의원 '질의 태도' 빌미 삼아 "답변드리지 않겠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새누리당이 장관 등 공직자들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지나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공직자들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뭘 답변하란 말이냐"고 새누리당 소속 상임위원장에게 '버럭'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최 부총리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의 질의를 듣고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경제성장률 및 실업률 통계 등을 제시하며 최 부총리의 이름을 딴 '초이노믹스'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답변을 요구하자 최 부총리는 "제가 머리가 나빠서, 7분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까 뭘 답변해아 할지 모르겠다"며 "질문 시간 내 답변을 드리기로 했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정희수 기재위원장이 '간략하게 요지를 정리해 답변하라'는 취지로 최 부총리에게 요구했지만, 최 부총리는 위원장의 말에도 "뭘 답변하란 말이냐"고 뻣뻣한 태도를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문제를 제기했다. 김관영 의원은 "'실세 부총리'의 거만함이 묻어나는 태도"라고 지적했고, "대단히 부적절했다"(박원석), "누가 감사위원이고 누가 피감기관장이냐"(박범계), "역사상 이런 국감은 없었다"(오제세)는 성토가 이어졌다. 결국 오후 국감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정회됐다.

이날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에게 "저보다 세상을 덜 살아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관련 기사 : 김대환, 野 의원에게 "저보다 세상 덜 살아 몰라")

새누리당은 '최경환 구하기'…"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앞서 기재위에서는 최 부총리가 의원의 질의를 끊고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게 적절하냐고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일이 국감 이전부터 빈번하게 있었다. 전날에는 새정치연합 소속 박영선 의원이 최 부총리에게 기재부의 자료 제출 미비 문제를 따지다가 최 부총리가 설명하려 하자 "답변할 기회 드릴테니 가만히 계시라. 얼굴은 벌개져 가지고…"라고 쏘아붙이는 일도 있었다.

그러자 기재위 소속인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15일 아침 당 지도부 회의에 참석해 "일부 상임위 국감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이 피감기관장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할 기회를 안 주고, 윽박지르고, 인격모독적이고 인격살인적인 공격을 계속 반복해 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너무 창피해서 같이 앉아 있기 힘들다", "논리적으로 잘못을 지적하면 되는데 평소에 가지고 있는 사감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어떤 의원에 대한 얘기냐', '경찰청장에게 권총 격발 시연을 시킨 안행위 유대운 의원이냐'는 취지 질문에 "기재위다. 나는 안행위는 모른다"라고만 했다가 다시 "장관보고 '얼굴이 벌개져 가지고' 이런 말을 하면 되나"라고 사실상 박 의원에 대한 공격임을 시인했다.

야당 의원들이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모독적"이라며 사과를 요구하자 나 의원은 "깨끗이 사과한다"면서도 "최근 1년 동안 최 부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가 인격을 모독할 정도로 지나쳐 항상 불편했다"고 했다. 이는 자신의 발언이 최 부총리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였음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당사자인 박영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무슨 인격 살인이 있었고, 무슨 '아프리카 나라' 같은 (상임위) 운영이 있었느냐"고 따지며 "오히려 최 부총리가 야당 의원이 질문을 못 하도록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면서 상황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친박계 중진으로,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 때마다 그가 당에 조기 복귀해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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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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