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정신질환, 성격파탄 등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찰 공무원 70명이 현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경찰 10명 중 8명은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2015년 경찰이 특별관리하고 있는 '사전경고 대상자'는 70명으로, 정신질환자 23명, 채무 과다 11명, 윤리관 결여 10명, 조직화합 저해 8명, 성격 파탄 5명, 사행행위 3명 등"이라며 "근무 부서는 (70명 중) 지구대가 57명으로 81%를 차지했고, 경무 6명, 생활안전 2명, 여성·청소년 2명 등이었으나 정보·보안, 형사 등 핵심 부서에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인 신 의원은 "정신질환으로 분류된 23명 가운데 18명은 총기와 실탄이 지급되는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주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데 대해 경찰은 뚜렷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사전경고 대상자들은 대민 접촉이 많고 격무에 시달리는 지구대·파출소 근무 대신 치료와 근무를 병행할 수 있는 곳에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도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올해 6월말 기준 일선 지구대 및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전체 경찰관 4만3263명 중 66%인 2만8467명의 나이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일선 지구대·파출소 근무 경관 중에는 40대가 1만 4803명(34.2%)으로 제일 많았고, 그 다음이 50대(31.6%, 1만3664명), 30대(21.5%, 9303명), 20대(12.7%, 5493명)순이었다.
강 의원은 "지구대와 파출소는 범죄 대응과 민원 처리의 최전선"이라며 "경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20~30대 연령 경찰관을 신규 채용해 지구대·파출소에 우선적으로 배치함과 동시에 기존 인력은 직무적성 평가를 통해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도 "대민 접점 부서인 지구대·파출소에 성범죄 경찰이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201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59명의 경찰이 성폭행·성추행 등 성범죄 관련 징계를 받았는데, 이 중 68%인 40명이 여전히 현직에 근무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현직 경찰관 중 70%인 28명이 지구대·파출소에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범죄 경찰관 10명 중 7명이 시민들과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성범죄로 파면이나 해임이 됐다가 복직한 자가 10명인데, 이 중 9명이 지구대·파출소에 현재 근무 중"이라고 했다. 파면·해임은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로, 이런 수준의 처벌을 받은 이가 대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의 지적인 셈이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경찰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경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경찰이 관리하는 정신질환(우울증 포함) 경관은 2014년 18명이라고 되어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경찰이 606명에 달해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숫자에 비해 38배"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경찰관 606명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근무지 재배치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건과 관련, 국감장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총기 사용 시연을 요구해 여당 의원들이 경찰 총수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하는 사건도 빚어졌다.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구파발 총기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강 청장에게 모형 권총을 주고 조준·격발 동작을 시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강기윤 의원은 "청장이 직접 시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13만 경찰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고, 서청원 의원은 항의의 뜻으로 국감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유 의원과 같은 당인 문희상 의원도 "경찰 총수가 권총 시연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망신주기 위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 사과는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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