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장남)은, 실패한 쿠데타를 다시 뒤집을 수 있을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여론전 양상'을 띠면서 형제간 '골육상쟁'을 예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일 일본 출국에 앞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불화를 언론에 흘렸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SBS>와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초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동생 신 회장에게 화를 내며 때렸고, "이후 동생 신 회장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동생 신 회장에게 "한국에서 (이번달 초) 만나 잘 해결해 보자고 말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거절했다"며 "동생은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동생 신 회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인 셈이고, 다시 한번 신 회장을 끌어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광윤사(光潤社)이고 그 다음이 우리사주다. 이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우리사주의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승리할 경우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복귀시키겠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3일 일본으로 출국,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광윤사 등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일본으로 날아가 차남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지시했다. 신 총괄회장이 서명한 '신동주 한국 롯데그룹 회장 임명' 문서와 그가 말한 "신동빈 그만두게 했다"는 내용의 육성도 언론에 공개됐다.
다음 날, 차남 신 회장은 "27일 이사 해임 결정은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며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쫓아냈다. 아들이 아버지를 몰아낸 것. 이로써 장남과 차남 간 후계구도 갈등도 전쟁으로 전면화됐다.
28일 주주 총회 참석 차 한국에 입국한 장남 신 전 부회장은 "(이틀 전) 일본행은 아버지의 뜻이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교체를 추진하겠다" "우호지분 3분의 2를 확보했다"라며 한일 언론을 상대로 자신의 롯데그룹 후계설을 강조했다.
차남 신 회장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일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위한 준비를 끝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 특히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장남 신 전 부회장의 편에 섰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의 경영판단에 힘을 실어줄 경우 다른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
비상장법인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에 대해 국내 언론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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