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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문학, 홀대 벗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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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문학, 홀대 벗어난 이유?

[차이나 프리즘] 전통학문의 계승과 중국 대학의 국학 연구기관

국내의 고전번역교육원은 한문 고전을 이해하고 번역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교육부 산하 부설기관이다.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국학원'이라는 국학교육·연구기구를 두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관방의 중국국학연구원을 설치, 그 아래 성급에 해당하는 국학연구원 26개를 두고 있으며 대학 내에 설립한 국학원도 26여 개나 된다. 이밖에도 각 지역별 민간부문의 국학관련기관도 약 3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의 전통학문인 국학은 중국 근현대 역사 속에서 부단한 부침을 겪어왔다. 때로는 전통문화의 '정화'로서 '계승'의 길을, 때로는 '재정리'의 대상으로서 '회생'의 길을, 때로는 '청산'의 대상으로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아편전쟁 이후 사회의식 속에서 사라져가던 국학은 1919년 5·4운동이 일어나면서 점차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애국인사들로 인해 국학은 황금기를 맞았는데, 1922년 중국에서 최초로 베이징 대학에 국학연구기관이 생겨난 이후 1925년 칭화대학 국학연구소, 1926년 샤먼대학 국학연구원이 연이어 설립되면서 국학 교육과 연구가 활발해졌다.

그러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국학교육은 좌절을 맞이했다. 건국 이후 전국 각 대학에서는 중국 전통학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학과 조정 결과에서도 드러나는데, 당시 인문학과는 축소되고 이공학과는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1947년 전체의 17.8% 였던 공과대학 학생 수는 1953년 37%로 상승했지만, 문과대, 재경(財經)대, 정법(政法)대 학생 수는 46%에서 9.6%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破四舊'(파사구 : 구교육, 구문예, 구도덕, 구전통을 반대) 운동이 번지면서 국학은 철저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80, 90년대부터 국학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대외적인 정치, 군사력의 하드파워가 강해진 중국은 소프트 파워에 대한 인식을 하기 시작했고, 이런 배경에서 중국은 자국 문화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전통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로서의 문화대국을 꿈꾸는 중국에서는 '한학열', '한어열', '국학열'이 일기 시작했으며, 이런 맥락에서 전통문화를 전승하는 중요기지로서의 국학원이 생겨났다.

즉,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이후 발생한 이데올로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 안에 국학원을 설립해서 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철학가 탕이졔(湯一介) 선생은 "중국은 현재 현대화의 과정에서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철학-도덕체제를 세워 행위규범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고대와 현대를 융합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거' 유학의 정신문명이 '현재' 중국의 대내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유학이 정부 이데올로기를 대체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철학가 장다이녠(張岱年) 선생은 "유가는 근본적으로 당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칙을 제공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공·맹'(孔·孟)의 정치철학이 현 중국의 정치적, 문화적 질서를 건설할 수 있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고민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 그래프. 국학원 석사연구생 취업 현황 ⓒ박영순

한편 국학인재들은 국학원을 졸업한 후 사회에서 나름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13년 발표된 량지즈·공수팅(梁敬芝·龔術婷)의 '국학 인재 취업 현황과 취업 문제 개선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2010년~2013년 중국인민대학 국학원 석사졸업생 125명 가운데 진학(연구)자 38명을 제외한 87명(창업 포함)이 모두 취업한 상태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일반기관단체 24명, 국유기업 21명, 당정기관 12명, 대학기관 10명, 3자 기업(독자, 합작, 합자) 4명 등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녹록지 않은 중국의 실태를 감안해볼 때, 특히 사회적 활용도가 떨어지는 전공을 이수한 국학원 졸업생들의 취업상태는 나쁘지 않은 축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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