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가 울산대 교수 시절 맡은 강의에서 편향적인 정치색을 드러내 수강생들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문병호 의원이 11일 울산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강의평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 후보자의 '외교론'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정치색이 너무 강하다", "과하다고 할 정도로 정치색을 많이 띠었다"는 의견을 강의평가서에 적었다.
지난해 이 후보자가 연 '북한학' 강의에서도 수강생들은 "편향적인 정치시각을 가지고 있다. 중도 입장이 되어 수업해 달라"거나 "교수가 주관적 요소가 너무 많고, 개인 생각을 학생들에게 강조(강요)했다"고 불만 의견을 냈다.
학생들이 강의평가에서 낸 비판 의견들은 다음과 같았다.
"편협한 사고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킨다고 해서 지성 있는 요즘 젊은이들이 세뇌당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정치색이 너무 강하셔서 레포트 쓸 때 정치성향을 고려해야 하는 건지 좀 갈등이 생겼던 점이 아쉽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교수님의 정치적인 색깔을 너무 많이 수업시간에 드러내며 교수님의 색깔로 수업을 주도해나가셨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중립적인 수업을 부탁드립니다"
"학생들 입장을 이해 못 한다"
"편향적인 정치시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중도입장이 되어 수업해 주세요"
"북한이 잘못하고 있지만 너무 부정적인 입장에서만 말하는 거 같다"
"강의 내용에 교수 개인이 주관적인 요소가 너무 많고 객관적인 수업내용도 있었지만, 교수 개인의 생각에 대해 학생들에게 강조하였다. 그것은 수업에서의 중요 포인트가 아닌 교수 개인의 주관이다. 그런 부분은 다음 강의에서 주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이 후보자가 울산대와 체결한 임용계약서에는 "교수로서 학생교육과 연구활동 이외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이 후보자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외교안보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해 계악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계약상 주 3시간 이상 강의를 해야 함에도 2004년과 2005년 1학기에는 주 2시간 강의만 맡은 점도 지적됐다.
김 의원은 "2011년 편향적 정치성향을 지적받고 2014년에 동일한 지적을 받는다는 것은 비판적 견해를 전혀 수용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대학 강의에서까지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는 분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 과연 이 후보자가 국정원장이 됐을 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도 "국정원장이 편향된 정치적 색깔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은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프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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