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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취임 즉시 '박근혜 골치거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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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취임 즉시 '박근혜 골치거리' 되다?

[전망] '청문회 정국'은 끝나지 않았다

상처투성이 국무총리가 탄생했다. 우여곡절 끝이다. 이완구 총리의 탄생은 여권 분열의 신호탄이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다. 여당 지도부의 가슴은 더 내려 앉을 것이다. 청문회 정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축소 은폐에 참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도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대법관은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한다. 현재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석이다. 통일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등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 이슈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안목이 이런 수준이라면 '인사 참사'는 줄이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인사 참사'는 총선을 앞둔 여의도를 불편하게 한다. 이완구 총리 인준 투표 결과, 단단히 결속해도 최소 7명 이탈이었다. 당은 '청와대 방패막이' 역할에 피로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비리완구백화점', '완구라' 등 수많은 수식어를 탄생시켰던 일련의 총리 인선 과정에서 이완구 총리는 만신창이가 됐다. 공무원들을 이끌고 정책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특히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 본인 병역 면제 과정 등에 대한 해명이 충분치 못했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흠결을 남겨놓은 채 총리직을 수행해야 할 상황이 왔다.

게다가 이 총리는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또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만약 이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키로 한다면 총리직을 1년도 채 수행하지 못하는 셈이 된다.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높으나, 그렇게 되면 '대권'까지 꿈꿨던 이 총리의 차기 정치 행보는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상황이다. 이래저래 '반쪽 총리', '반쪽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완구 국무총리와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이런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다. '정치적 효과'는 커녕, 이 총리를 안고 가는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이 반대하는 총리를 임명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문화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양일간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완구 총리 지명, 청와대 특보단 신설 등 박 대통령의 최근 인사에 대해 무려 64.6%가 '불만족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27.7%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긍정 평가가 34.0%('매우 잘하고 있다' 4.5%, '잘하는 편이다' 29.5%), 부정 평가가 60.6%('잘못하는 편이다' 35.4%, '매우 잘못하고 있다' 25.2%)로 조사됐다. (유무선 각 500명씩 대상,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 응답률은 16.0%) 세월호 침몰 사고 와중에도 40%대의 지지율을 상회했던 박 대통령이었다. 현 상황은 그만큼 엄중하다.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은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처투성이 여권, 분열은 시작됐다야권 꼬인 스텝, 어떻게 풀까?

정가 한복판에 던져진 이완구 총리 인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성적은 '동점'이다. 여권은 최악을 면했고, 야권은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침몰'은 면했지만, 앞길은 캄캄하다. 여야 표 대결에서 결속력에 의구심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 155명 중, 최소 7명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또한, 여당 지도부는 그간 '청와대와 각을 세우겠다'고 말만 했을 뿐, 이 총리 인준 과정에서 청와대에 끌려다녔다는 인상만 줬다. '단독 처리'의 정치적 부담은 덜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0점'이다.

향후 새누리당의 결속력은 급속히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 의원들의 임기는 선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1년 남짓 남았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향후 남아있는 '청문 정국' 때문이라도 그렇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지금 장관급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총선을 앞두고 흔쾌히 국정에 참여하려 할 것인지 의문시된다"고 내다봤다. 각을 세우지는 않더라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결속력은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이 총리 인선 이후 대통령과 각을 세워야 할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강요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박 대통령의 지지도를 상회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상황도 좋지 않다. 청문회는 무난하게 치렀지만 그게 끝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호남 총리 발언', '여론조사 발언' 등이 튀어나왔고, 스텝이 꼬였다. 윤태곤 실장은 "사실 이런 발언들은 '정치'라기보다는 '대결'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총리 인준을 저지하겠다는 의미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어서 미숙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평했다.

이런 상황은 새정치연합을 표결 참여로 이끌었다. '국정을 보이콧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섣부른 정치적 대결 구도를 짠 결과 본전도 건지지 못했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은 상승세에 있지만, 이완구 총리 인준 과정에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은 뼈아픈 결과다. '문재인 호'의 항해는 이제 시작이다. 파고가 높다.

여권의 균열은 시작됐다. 미숙한 정치력을 보인 새정치연합은 안정적 지지율 확보를 위해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할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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