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현인택 반대 "강부자 실패 되풀이하려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앞두고 외통위 전원 보이코트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민주당이 '보고서 채택 반대' 의사를 밝히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이에 따라 10일 외통위에서는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만 참석한 가운데 현 내정자의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민주당 측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이날 보고서 채택에 앞서 "도덕성과 관련해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이 의심되고 자질면에서도 통일부장관으로서 기대하기 힘든 인물"이라며 "민주당은 명확히 반대의사를 밝힌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회의장을 지켰지만 반대 의사를 밝힌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관계를 개선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현 내정자의 내정 철회를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측 간사인 황진하 의원은 "도덕성 의혹에 대해서는 적법 절차에 따랐다는 사실이 입증됐고 통일 및 국제문제 전문가로서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인사청문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외통위는 이날 채택한 보고서 종합의견을 통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무위원 신분에 부적격하고, 통일부장관으로서 직무수행능력도 구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지적했지만 "재산과 논문 이중게재 의혹 등에 대해 내정자가 해명했고, 통일부장관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히며 찬성 입장을 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현 내정자의 경우 치명적 결격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비리종합세트'라 불렸던 현 내정자는 양도세 탈루 의혹, 논문 중복 게제 등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입증되지 않았다'는 정부 여당의 판단에 따라 무난히 장관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통위 소속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가 임명절차를 서두르기보다는 문제 제기된 것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과 국민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조차 자질과 능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마당에 이명박 대통령이 현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1기 강부자 내각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겠다는 오기 인사"라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격한 현인택 후보자의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