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누수, 영화관 진동,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가 발생한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이번엔 유리로 된 출입문이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롯데 그룹이 서울시의 수족관·영화관 영업 중지 명령을 받아들이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고작 열흘 만이다.
사고는 27일 오후 6시께 지하철 2호선 잠실역 11번 출구 쪽으로 난 제2롯데월드몰 1층 좌측부 출입문에서 발생했다.
높이 3미터가 넘는 여닫이 유리문 하나가 분리되며 25세 여성인 정모 씨의 머리와 어깨를 덮쳤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정 씨는 사고 직후 몰 내부 의료실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은 후 오후 6시 20분께 지정 병원인 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엑스레이 검사 등을 받았다.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정 씨는 서울병원에 48시간 입원한 후 자택 인근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문과 기둥을 연결하는 부품이 끊어졌다"고 설명했다.
사고 계속되고 나서야 대국민 사과…대형 참사 불안은 여전
앞서 제2롯데월드에서는 수족관 누수와 영화관 진동,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해 '안전불감증'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비계 해체 노동자 김모(63) 씨가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두개골이 깨진 상태에서 발견된 후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그로부터 이틀 전엔 제2롯데월드 내 롯데시네마 14관에서 영화 상영 중 수차례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스크린이 흔들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수족관 누수에 대해선 롯데 측은 여전히 "구조상 안전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서울시의 영업 중단 명령을 받아들이고 이미 구매된 연간회원권은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잇따르는 사고보다 더욱 큰 문제는 롯데 측이 번번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사후 조처 행태를 보여 온 점이다.
김 씨 사고 때에는, 김 씨를 발견한 화기 감시원이 119 대신 사측에 우선 보고했고, 사측은 더 가까운 소방서가 아닌 지정병원 구급차를 부르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는 지난 4월 발생했던 배관 공사 노동자 사망 사고 때에도 마찬가지로 벌어졌던 일이다. 이를 두고 현장 노동자들은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하면 119가 아닌 사설 병원으로 전화하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수족관 누수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참사에 대한 우려도 이미 여러 달 전 제기된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를 전후로 "지하 1~2층에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그 아래 있는 15만4000볼트급 석촌변전소로 물이 침투할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럼에도 롯데 측은 수족관 개관을 강행했고 당국은 누수 파문이 인 이후인 지난 10일 정부합동안전점검단을 꾸려 수족관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롯데 측은 당초 알려진 주 수족관 외에 벨루가 수족관에서 추가 누수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숨기다가 점검단이 이를 인지하자 뒤늦게 보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리문 추락 사고에서도 마찬가지다. 롯데 측은 "문과 기둥을 연결하는 부품이 끊어졌다"고 사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문제가 된 부품이 사용된 유리문이 얼마큼 있는지나 관련한 추가 점검 조치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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