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 모 경위가 남긴 유서가 14일 오후 공개됐다.
최 경위의 큰 형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명일동 성당에서 공개 여부를 놓고 최 경위 부인과 진통을 겪어온 유서를 복사해 취재진에게 배포했다.
이날 공개된 유서는 14장 가운데 유족들에게 남긴 내용을 제외한 8장 분량이다.
최 경위의 큰 형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동생을 회유하려 했다"면서 언론이 유서 내용을 제대로 보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래는 이날 공개된 유서 전문. 저를 알고 있는 모든분들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인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신 것은 감사드립니다. 경찰 생활하면서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리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 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 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합니다. 제가 정보관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ㅇㅇㅇ과 조선일보 ㅇㅇㅇ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 없고 단지 세계일보 ㅇㅇㅇ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ㅇㅇㅇ은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가 너무 힘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료이자 아우인 ㅇㅇ이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와 경멸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세계일보 ㅇㅇㅇ 기자도 많이 힘들 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ㅇㅇ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이나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ㅇㅇ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라. 그리고 부탁하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ㅇㅇ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ㅇㅇ아. 언론인 들어라.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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