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질 전망이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종률 의원은 20일 오후 "시급하고 명확한 진상규명에 한나라당도 뜻을 같이 했다"면서 "초당적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도 "일단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는 21일 오전 행정안전위원회에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내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행안부 원세훈 장관,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 소방방재청장, 서울시재난대책 본부당 들의 출석을 요구해놓은 상황이다.
한편 경찰특공대의 무리한 투입이 화근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용산경찰서장이 '투입 요청은 내가 했다'고 말했는데 결정은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내린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묵묵부답이더라"면서 "경찰특공대가 서울경찰청 직할부대인만큼 김 청장이 직접 투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새벽 사고 직후 현장에 나왔다가 취재진이 몰려오자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서장이 다 뒤집어쓰고 자폭하려 한다"
이날 각 당의 진상조사위가 가동됐지만 책임 소재에 대해 경찰 측에서 말을 바꾸는 등 조사 과정에서 어려움이 전망된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경찰 측의 늑장으로 2시간 여 동안 발을 굴렀다.
결국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행정안전부 원세훈 장관과 통화한 끝에 "현장 책임자를 보내겠다"는 답을 들었지만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은 2시간 늦은 오후 12시 50분 경 등장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현장 책임자가 없다. 용산 경찰서장이 없는 두 시간 동안 경찰 측 설명을 들었지만 현장을 지휘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 용산 경찰서장이 특공대 투입 등 모든 것이 자신의 지시 및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혼자 뒤집어 쓰고 자폭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백 서장은 의원들을 만나기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철거민연합(이하 전철연) 회원들은 자신들과 전혀 무관한 용산구 남일당 건물을 무단점거한 후 경찰과 대치했다"며 외부 세력 개입을 강조했다. 하지만 백 서장은 진압작전의 지휘계통 등과 관련해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마무리지었다.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시신을 확인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현장 보존을 위해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며 "경찰 측 말이 엇갈려 책임을 계속 회피하는 듯 한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지검에 별도 수사본부를 꾸린 검찰도 사건 현장에 인력을 파견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3월 폭동설?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전국철거민연대 측 인사들이 "경찰의 말을 믿을 수 없다. 시신을 확인하게 해달라"고 현장에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측과 물리적 충돌을 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 한 명이 실신하고 경찰 한 명이 대오에서 이탈해 시민들에 끌려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또 현장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심상정 노회찬 공동대표들도 직접 나와 어두운 표정으로 사태 파악에 주력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용산구청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특히 노회찬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하벙커에 들어가 선전 포고를 하고 전쟁을 벌인다는데 그것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년에 정부의 주요 각료들이 3월 폭동설을 우려하는 얘기를 했는데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정책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참극을 정치공세에 활용하려한다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표정이지만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에는 전방위적 공세가 예상된다.
이런 까닭에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 등 일부 야당은 인명사고를 정쟁거리로 삼아 국민감정에 불을 지피려고 혈안이다"면서 "때마침 너 잘 걸렸다는 식의 감정 폭력을 행사하며, 정략적 이득을 챙기려는 태도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다"고 선수를 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