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재개됐으나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에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회의는 2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쌀 개방 전면 반대 집회를 마치고 합류한 전국농민회, 민주노총, 시민단체 등 1만여 명의 농민과 시민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역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마이크를 든 김혜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은 "신발끈을 다시 매고 길게 보고 가야 할 때"라며 "청와대 등은 진실규명에는 관심 없이 타협안만 종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 책임이 그들에게 있지만 '그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기에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그들'이 세월호를 잊어도 우리는 잊지 말자"고 말했다.
세월호 200일인 11월 1일 대규모 집회
실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속해서 '세월호 참사' 관련 이슈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10월 3일에는 아직 팽목항에서 실종된 자식을 기다리는 유가족을 만나러 가는 '기다림의 버스'를 진행한다.
세월호 참사 5개월이 넘도록 아직 10명(단원고 학생 5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7월 18일 실종자 수습 이후 두 달 이상 실종자에 대한 추가수습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10월 20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1박2일 도보행진을 진행한다. 또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00일이 되는 11월 1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매일 저녁 7시 광화문단식장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촉구를 위한 촛불 문화제와 강연회를 열고 있다.
전명선 위원장 “우리가 바라는 건 수사권과 기소권”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전명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지속해서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 전 위원장은 "26일부터 정치권에서 특별법 협상을 재개했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며 진상규명에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재차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 위원장은 "그런 사람에게 충분한 수사기간을 보장해주어야 하며 조사, 수사 그리고 기소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하다"며 "가족법안은 이런 원칙에 충실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다시 협상에 임하는 여야는 당리당략을 따지지 말고 이런 원칙에 부합하는 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2일째 광화문 농성장에서 단식을 하는 방인석 목사는 "단식을 진행한 34일 동안 한국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인가를 똑똑히 봤다"며 "자식을 잃은 가족이 거리를 헤매는 이 사회가 어떻게 제대로 된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족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인과 청와대는 도대체 무슨 정치를 하고 있는가"라며 "이런 야만적인 사회, 비극적인 사회, 약자들이 억압받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이제 국민들이 일어나서 우리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