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재벌가 자산이 5년 새 430조 원(53.4%)이나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범삼성가와 범현대가 자산은 10대 가문 전체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는 자산순위 국내 100대 그룹에 포함된 10대 가문의 최근 5년간 자산과 매출·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분석결과 국내 100대 그룹 중 28개 그룹이 이들 10대 가문에 속했다.
조사에 포함된 10대 가문은 창업자를 기준으로 이병철 가(家·범 삼성), 정주영 가(범 현대), 최종건 가(SK), 구인회 가(범 LG), 신격호 가(범 롯데), 허만정 가(GS), 조중훈 가(범 한진), 김종희 가(한화), 박승직 가(두산), 조홍제 가(범 효성) 등이었다.
분석 결과 10대 가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과 신세계, CJ, 한솔그룹이 속한 이 씨 가문이었다. 이 씨 가문 자산은 2009년 222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386조 원으로 73.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2위는 범현대가로 100대 그룹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 현대백화점 KCC 한라 현대산업개발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총 8개 집단이 속해 있었다. 자산은 292조4000억 원이었다.
3위는 SK 최 씨 가문(145조 원)이었고, 4위는 LG LS LIG 희성 LF 등 범LG 구 씨 가문(130조7000억 원)이었다. 이어 △롯데와 농심의 신 씨 가문(95조4000억 원) △GS 허 씨 가문(58조 원) △한진 한진중공업 메리츠금융의 조 씨 가문(51조 원) △한화 김 씨 가문(36조8000억 원) △두산 박 씨 가문(30조 원) △효성과 한국타이어의 조 씨 가문(19조 원) 순이었다.
범삼성가와 범현대가, 전체 자산비중 54.6%
이들 10대 재벌가의 지난해 총자산은 1244조6000억 원으로 2009년(810조 원)에 대비 5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수는 820개에서 985개로 20% 늘었다.
10대 가문의 자산은 100대 그룹의 70.9%에 달하는 규모다. 법인세를 납부하는 국내 46만여 개 전체 법인(2012년 기준 3720조 원)과 비교해도 3분의 1에 달한다. 매출액도 400조 원으로 5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10대 재벌 가문 중 삼성과 현대차, 양대 그룹이 10대 가문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54.6%라는 점이다. 5년 전 49.8% 대비 4.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실제 5년간 몸집이 가장 많이 불어난 곳은 범삼성가(73.4%)였고, SK(65.9%)와 범현대가(61.9%)는 6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범효성가도 52.7%로 덩치가 절반 이상 커졌다. 반면 두산은 12%로 10대 패밀리 중 자산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매출액 규모는 범삼성가와 범현대가가 373조 원과 262조 원으로 나란히 1, 2위였고 자산 순위 4위인 범LG가 160조 원으로 SK(157조 원)를 앞질렀다. GS가 68조5000억 원으로 5위였고, 범롯데가(67조8000억 원)→한화(38조5000억 원)→범한진가(33조1000억 원)→범효성가(17조1000억 원)→두산(13조3000억 원) 순이었다.
CEO스코어는 "이들 10대 가문의 매출은 5년 전 796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1193조 원으로 49.8%나 늘었지만 순이익은 7% 증가에 그쳤다"며 "순이익률도 4%로 오히려 2%포인트 낮아진 걸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범삼성가와 범현대가가 10대 가문에서 차지한 순이익 비중은 65.8%에서 79.3%로 크게 높아져 양대 가문이 재계의 이익을 쓸어 담은 셈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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