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의원과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를 '종북주사파'라고 지칭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의 명예훼손 책임이 2심에서도 인정됐다.
서울고법 민사13부(고의영 부장판사)는 8일 이 의원과 심 변호사가 변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변 대표가 원심처럼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남북이 분단됐고 국가보안법이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종북으로 지칭될 경우 반사회적 인물로 몰리거나 평판이 훼손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증거 없이 주사파·종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대세력으로 취급하는 것으로서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이념은 성질상 그 실체를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렇기에 관련된 표현을 할 때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모멸적인 표현의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이정희 의원을 겨냥해 '진보의 가면을 쓰고 총선에 나선다'는 내용의 논평을 낸 것에 대해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원심의 800만 원 배상 판결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정당과 정당인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며 어느 정도의 과장 등 수사적인 표현은 허용된다"며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상일 의원의 발언을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변 대표의 발언을 인용한 기사 등을 작성한 <뉴데일리> 기자 2명에게 각각 500만 원과 1500만 원, <조선일보> 기자 2명에게 각각 10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변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트위터에 22건의 글을 올려 이 대표 등을 '종북 주사파'로 지목하고 경기동부연합에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의원과 <뉴데일리>, <조선일보> 등 소속 기자들은 그의 글을 인용해 기사나 칼럼, 성명서 등을 썼다.
이에 이정희 의원과 심 변호사는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총 5억5000만 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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