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 인책론까지 불거지는 등 한나라당이 내홍 조짐을 보이자 8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현 원내 체제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항해 중에 선장을 뛰어내려라 할 순 없다"며 "배가 항구에 도착한 뒤에 우리 한 번 더 냉정하게 생각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목표로 한 것은 2월 국회"라며 "오히려 홍준표 원내대표한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이때 할 일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나간 문제를 왈가왈부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가 큰 걱정"이라며 "사퇴한다거나 문책한다는 것은 지엽적 문제"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기본적 문제는 두나라당, 웰빙정당 이런 체제"라며 "이를 고치지 않으면 무엇이 달라지겠냐"고 지도부 사퇴론이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저희들 (지도부를) 포함해서 한나라당 172명이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이 무능하고 게으르면 집안이 망하지 않겠나. 한나라당은 나라의 가장인데 이런식으로 계속가면 대한민국 앞날이 심히 우려된다"며 "민주당 의원들 못지 않게 의원직 사퇴도 불사한다는 그런 결연한 자세 가지고서 임해야 한다"고 당내 의원들의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친이직계인 강승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도부가 이번 협상에 대해 책임져야 되는 것은 분명한데 그런 부분이(책임론이) 2월 국회까지 연장된 것"이라며 당장의 원내지도부 사퇴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날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사실상 '지도부 퇴진론'을 주장하며 14일로 예정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10일로 앞당기자는 주장에 대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박희태 대표는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는) 지도부의 책임론하고는 관계없이 우리가 경제살리기 정책과 당의 노선 등에 도와줄 수 있겠는가하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친이계에 대한 불만도 솔솔
이같이 지도부가 친이계의 핵심 요구를 일축함으로서 이에 대한 친이계의 대응이 향후 내홍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대안없는 강경론'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후폭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명박계 중에서도 이재오계만 '지도부 인책론'에 불을 떼고 있다는 점은 동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이명박계의 핵심인 이상득 의원이 지도부 인책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친이계 내부 이견도 목도된다. 여기에 이재오계의 반발에는 3월 귀국 예정인 이재오 전 의원의 역할과 위상찾기라는 맥락이 깔려있어 박근혜계와도 갈등의 소지가 다분하다.
최근 이재오계와 '사냥개' 언쟁을 벌인 바 있는 권영세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재오 전 최고의 복귀로) 우리당에서 일부 세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독주 내지는 독재가 이루어 지는 것은 엄청나게 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친이계의 독주를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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