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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배'들 면담 요청에, 새누리당 이완구 "…"

국회 찾은 성심여중고 학생들 "국회의원님들, 제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성심여중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 50여 명이 국회를 찾아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도박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17일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을 찾아 "저희가 국회 앞에 찾아오게 된 이유는 저희의 안전한 교육환경을 보장받기 위함이다. 저희 학생들은 학교 앞 입점 예정인 용산 화상경마도박장(마권장외발매소) 때문에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조차 두려움에 떨며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성심여중고 앞에 입점 예정인 화상경마도박장은 지하 7층 지상 18층, 총 25층으로 1만8000제곱미터(㎡)가 넘는 전국 최대 규모 도박장이다.

학생들은 "이 화상경마장이 들어옴으로써 저희가 겪을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범 운영이라며 개장한 며칠 사이 성심여자중학교 학생들이 하교를 하던 중 경마장에서 나오던 취객을 마주쳤다고 한다. 그 취객은 휘청거리며 깨진 술병을 이리저리 휘둘렀다고 한다"며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본격적으로 개장을 하게 된다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학생들은 학교 앞에서 수시로 도박꾼들의 행패를 직접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국회의원님, 저희 학교 앞의 거대한 화상경마도박장이 입점을 철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성장할 우리 청소년들이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 이를 위해 화상경마도박장과 관련해서 국회에 올라 있는 법률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주실 것을 온 마음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에게도 면담 신청을 했다. 그러나 현재 이 원내대표로부터 답변은 오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4일 성심여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청와대 앞에서 용산 화상경마장 입점 저지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프레시안(서어리)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장하나, 이학영, 김기식, 은수미, 유은혜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억울하게 죽은 친구들을 위해 진상을 규명해달라'며 단원고 학생들이 100리가 넘는 길을 걸어와 눈물로 호소했다. 그런데 오늘 또 용산에서 성심학교 학생들이 국회를 찾아와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아이들이 국회에 와서 제발 막아달라고 하겠는가. 정녕 이 정부는 아이들을 못 살게 구는 것이 특기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께도 요청 드린다. 모교의 후배들이 지금 걱정과 불안 속에 국회를 찾아와 호소하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다닐 수 있도록 각별한 조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경고'를 해달라는 의미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직접 호루라기를 걸어주기도 했다. 일부 기자들은 학생들이 걸어주는 호루라기를 목에 걸었다.

학생들은 이어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박 원내대표는 "요즘 어른들이 참 잘못하고 있는 거 같다. 아이들까지 나서서 이렇게 안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화상경마장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도대체 그 뒤에 무엇이 웅크리고 있어서 그렇게 그것이 안 되는 것 인지 저도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심여중고 학생들의 호소문 전문

국회의원님들께 드리는 호소문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성심여자중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저희가 국회의원님들께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국회의원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학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235m 떨어진 곳에 화상경마도박장(마권장외발매소)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총 25층 규모에 1만8천 제곱미터가 넘는 이 화상경마도박장은 마을 하나 크기로 전국 최대의 규모입니다. 근방에 6개의 학교가 있고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지만 한국마사회는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는커녕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4년 동안 건물을 지어왔습니다. 선생님들과 주민들께서는 원래 입점 예정이었던 2013년 9월을 네 달 앞두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강력하게 반대를 해오시고 계십니다. 이에 마사회 역시 처음에는 주민들의 동의 없이는 개장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러한 약속을 정면으로 무시한 채, 지난 6월 28일 토요일에는 기어코 시범 운영이라는 명목 하에 개장을 하였습니다.

용산 화상도박경마장은 일주일에 세 번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전부터 저녁 7시 50분까지 운영을 할 계획이랍니다. 하지만 금요일에는 학교 학생들 전체가 등, 하교하는 시간과 겹치고 토요일 역시 희망하는 학생들에 한해서 진행되는 자율학습 시간과 겹쳐 저희 학생들이 위험에 크게 노출됩니다. 또, 저희를 비롯한 근방의 초중고등 학생들은 경마가 주로 진행되는 주말에 그 건물 바로 옆 영화관과 문화․편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이 지나다닙니다. 그러다 보니 그 도박장 건물에 몰려든 경마객들이 도박 중독에 빠지고, 우울증에 걸리고, 가정과 삶을 파탄시키는 모습을 저희는 직접 목격하며 한탕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배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보기에도 거칠고 두려운 경마객들에게 커다란 위협을 느낍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화상경마도박장이, 화상경마도박장에서는 학교가 또렷이 보이는 환경에서 저희 학생들이 건강한 인격체로 자라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마사회는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CCTV와 무술경호원을 배치해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사고가 난 후에는 CCTV와 무술경호원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선 다른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안정성을 공인된 기관이나 권위 있는 단체로부터 검증받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에도 다른 지사들에서는 위의 문제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고, 마사회는 개선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CCTV와 무술 경호원을 배치해주겠다는 것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범죄가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폐해를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또한 마사회는 화상경마도박장의 수익이 지방 재정과 교육 재원 확보에 큰 기여를 한다고 하며 합리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마사회의 엄청난 수익은 서민들을 도박에 빠트려 삶을 망가뜨리고 교육과 가정을 무참히 희생시켜 번 도박 중독의 결과물입니다. 이렇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 화상경마도박을 중단하고 수많은 도박 중독자의 삶을 구제하는 것이, 그리고 저희들에게 안전하고 올바른 교육환경을 마련해 주시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고,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것은 권리이자 동시에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희 같은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생활권을 지켜주는 것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의무라고 배웠습니다. 저희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좋은 것만 보고 배우며 올바르게 자라고 싶습니다. 평화로웠던 저희 학교와 우리 동네를 되찾기 위해 국회의원님들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국회의원님! 저희 학교 앞의 거대한 화상경마도박장이 입점을 철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성장할 우리 청소년들이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를 위해 화상경마도박장과 관련해서 국회에 올라 있는 법률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주실 것을 온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성심여중고 임원과 학생회장단의 호소문 전문

우리 학생들을 경마도박장으로부터 지켜주시려고 발의하신 법안들을 하루 빨리 통과시켜주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성심여자고등학교 학생회장 한채을, 부학생회장 최수현, 성심여자중학교 학생회장 홍성연, 부학생회장 조선영입니다.

저희가 국회 앞에 찾아오게 된 이유는 저희의 안전한 교육환경을 보장받기 위함입니다. 저희 학생들은 학교 앞 입점 예정인 용산 화상경마도박장(마권장외발매소) 때문에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조차 두려움에 떨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앞 입점 예정인 화상경마도박장은 지하 7층 지상 18층, 총 25층으로 18,000제곱미터가 넘는 전국 최대의 규모입니다.

이 화상경마장이 들어옴으로써 저희가 겪을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시범운영이라며 개장한 며칠 사이 성심여자중학교 학생들이 하교를 하던 중 경마장에서 나오던 취객을 마주쳤다고 합니다. 그 취객은 휘청거리며 깨진 술병을 이리저리 휘둘렀다고 합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본격적으로 개장을 하게 된다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학생들은 학교 앞에서 수시로 도박꾼들의 행패를 직접 보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하여 용산 장외마권발매소의 입점을 막아주세요.

현재 국회에서는 마권장외발매소에 대한 11개의 법안이 발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법안들은 모두 학생과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발의되었지만 효력을 가지도록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각 소관위에 접수만 된 상태라고 합니다.

김광진 의원님께서 작년 6월 27일 발의하신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안은 마권장외발매소를 설치·이전 또는 변경하게 되는 경우에는 해당 시·군·구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장외마권발매소가 설치될 때에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마사회는 이를 단순한 동일구역 내 이전이라며 합의나 동의 절차는 전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이전이 아닌 명백한 확장 이전이며, 이전하기 전의 사업장은 아이파크몰과 용산역으로 둘러싸여있고, 철도차량기지가 꽉 막고 있어 주택가와 학교에서 격리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학교 앞과 주택가 밀집지역으로 이전을 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주민들과 교육기관과의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화상경마도박장이 입점함으로써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인근 주민들입니다. 용산구민 25만 명 중 17만 명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의 입점을 반대하는 서명을 하였습니다. 마사회는 이러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야 합니다.

황주홍 의원님께서 작년 11월 21일 발의하신 건축법 일부개정안은 마권장외발매소가 주거환경이나 교육환경 등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오락시설이나 숙박시설과 동일한 건축허가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인근 주민의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충실히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마사회는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의 입점을 추진할 때에 용산구청의 허가와 승인을 주민 몰래 추진하고 너무나도 쉽게 학교 앞에 건물을 세웠습니다. 처음 이전할 때는 마사회가 아닌 시행사가 허가를 받았고, 2012년 말 입점하기 직전 마사회로 소유주를 옮겼습니다. 또한 마사회는 2010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사전협의 없이 이전 계획을 추진했고, 전 박장규 용산구청장의 임기만료일에 급하게 건축허가를 받았습니다. 마사회가 주민과 학생 몰래 이전을 추진하고 있을 때, 장외발매소 설치·이전에 대한 법률은 허술하여 주민들과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하였습니다.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법이 바뀌어 저희 같은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범계 의원님께서는 2월 4일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셨습니다. 그 내용은 ‘주거지역, 학교, 학교설립예정지의 경계 2킬로미터 이내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다’입니다. 현재 마사회가 강조하는 학교보건법의 학교정화구역 200미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유해한 시설의 위협에서 보호 받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하지만 화상경마장은 당구장과 노래방 등 단순한 유해시설과 동등하게 취급될 수 없으며, 대형도박장이 학교 앞 200미터에서 약간 벗어났다고 해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는 마사회가 본 법령의 취지와 목적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오로지 200미터 규정만 악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배재정 의원님이 대표로 발의하신, 신규 사행산업을 도입하려고 할 때에 사감위와 사전에 협의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법, 진영 의원님이 대표로 발의하신 마사회가 장외발매소 감축 계획을 3년마다 농림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장관이 국회에 이를 보고해야한다는 법 등 저희를 지키기 위해 여러 의원님들께서 법률안을 발의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법률들은 작년부터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청소년들은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건전한 인격체로 자라나도록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용산 화상도박경마장의 입점을 막아 저희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저희 학생들을 위하여 위의 법안들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법안을 통과시켜주세요. 저희가 행복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국회의원님들께서 힘써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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