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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세월호 침몰 당시 NSC 회의' 사실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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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세월호 침몰 당시 NSC 회의' 사실 숨겨

김기춘 "세월호 골든타임 너무 짧아"…사퇴 거부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던 시각에 청와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가 열리고 있었던 것으로 10일 뒤늦게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을 그간 밝히지 않았던 것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당일인 4월 16일 오전 8시 30분경부터 한 시간 동안 청와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 조정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안보 관련 주요 기관 고위 공직자들이 모여 있던 상황인데, 당시 회의에 참석 중이던 국정원 1차장이 세월호 참사 보고를 문자 메시지로 전달받고도 회의 석상에서 이를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오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비공개 기관보고를 받은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는 NSC 사무처장, 외교, 국방, 통일부 등 관계 부처 차관과 국정원 1차장 등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정원은 오전 9시 20분 간부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달했으나 NSC 회의에 참석 중이던 1차장이 메시지 확인을 하지 못했다"며 "국방부, 청와대, 국정원 중요 책임자가 같이 회의를 하고 있었음에도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아 아무 논의나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은 YTN 자막 보도를 보고 사건을 최초로 인지했다고 한다. 일관되게 9시 19분 이전에 세월호 관련 보고를 받은 게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는 이제 YTN으로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는 YTN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화면 갈무리

이날 오후에 이어진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 기관 보고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논란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차라리 NSC 회의가 열리지 않았던 날이라면 모를까, 모든 사람들이 전혀 (세월호 침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지적하자 김규현 NSC 사무처장 겸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8시 반부터 회의를 했으니까, 저희는 몰랐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회의하고 그거(세월호 참사)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인지를 하지 않았는데 회의라는 것은 그 전에 다….(실무 안건을 가지고 연 것이다)"라며 "김광진 의원이 하신 말씀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그러면 그 회의를 하고 있는 도중에 북한이 핵을 쏴도 회의 안건이 아니면 모르고 넘어가나.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김 사무처장은 "그게(그런 뜻이) 아니지 않냐"고 재차 반박했다.

김기춘, '납작' 엎드렸지만, 사퇴 요구는 거부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날 세월호 참사의 컨트롤 타워 논란과 관련,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재난의 최종 지휘본부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본부장이 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최종 책임이 있지만, 법적으로 따졌을 때 재난 컨트롤 타워는 중대본이라는 것이다.

이는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한 것과 맥이 같다. 김 전 실장은 이 같은 발언 등의 여파로 인해 결국 보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김 실장은 "일반적 의미로 청와대가 국정의 중심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컨트롤 타워라면 이해된다"면서도 "대한민국 모든 일에 대해 청와대가 지휘한다는 의미에서 그런 말이 나왔겠지만, 법상으로 보면 재난 종류에 따라 지휘, 통제하는 곳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날 납작 엎드렸다. 구조 실패 책임에 대해 김 실장은 "(정부가) 최선을 다 했겠지만, 만족스럽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너무나 안타깝고, 제대로 일을 못 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참사를 예방하지도 못하고, 효과적으로 구조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이 있다. 4월 16일 이후 모든 제도와 공무원의 정신 상태를 고쳐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다만 "(세월호 참사는) 매우 이례적이고 특수한 사건"이라며 "6800톤(t) 배가 급작스럽게 쓰러졌는데 1시간 반이 걸렸다. 배를 잘못 고치고(증축) 평형수를 없애는 등 그런 상황 때문에 그랬다. 일본에서 7000톤 이상 배가 넘어지는 데 다섯 시간이 걸렸다. (세월호의 경우) 너무나 골든타임이 짧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는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의 요구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만두는 순간까지 성심껏 일하겠다"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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