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명수, 눈앞에서 논문 비교해도 "표절 아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명수, 눈앞에서 논문 비교해도 "표절 아냐"

"독창적인 것 베껴야 표절, 일반적인 건 괜찮아"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9일, 자신의 논문과 일부 토씨까지 똑같은 다른 사람의 논문을 나란히 비교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눈앞에 두고도 "표절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승진 시 제출 논문과 표절 의혹 논문을 나란히 비교하며 "논문 목적이 교원 임용 개선 방안 연구인데, 두 개의 논문을 짜깁기해서 누더기처럼 베낀 논문이 됐다. 연구 목적인 임용고시 개선 방안 8개 중 7개를 베끼고 한 개를 유사하게 짜깁기했다"라며 "학계에서 통용된다고 하는데 우리 학계는 다른 사람 논문을 베끼는 게 통용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이 "결국 승진 시에 표절 논문을 제출했던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그렇게 된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어떤 부분이 죄송하느냐"고 재차 묻자 김 후보자는 "(표절을) 인정한다기보다는 그 (논문) 내용에 일반적으로 공인되고 있는 내용이 들어간 그 부분들인데, 그 경우는 표절에 해당되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이같은 답변에 유 의원은 "이렇게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보시고도 표절이 아니라고 하실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독창적인 것을 했을 때(베꼈을 때) 표절이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을 한 것은 (표절이 아니다)"라는 본인의 '표절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새정치연합 박홍근 의원이 "사람과 사람의 중요한 미덕이 신뢰다. 사회부총리,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 상처를 어루만져야 하는데 국민에게 신뢰받고 계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저는 (신뢰를 받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이 "<문화일보> 칼럼 대필 의혹이 제기되고, 제자가 운전도 해주고, 일간지에 이런 내용을 제자가 실었는데 사실이냐"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제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자의 주장과 엇갈린 해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사실 사제지간의 문제를 그렇게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제자가 선생의 허물을 탓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선생이 되서 제자를 그런 문제로 나무라기는 그렇다. 아직까지도 제가 석사 과정에서, 그렇게 아끼고 지도했던 학생이고 아직도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다"라고 말했다.

이미 전문가들이 표절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한 수십 건의 논문에 대해 김 후보자는 "관행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자는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서도 "학생의 석사 학위, 박사 학위 논문은 미간행물이다.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올렸는데 저는 제 이름을 뒤에(2저자로)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저를 생각했는지 저를 한사코 앞으로 놓아 둔(1저자로) 것이지 제가 임의로 놓아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자들이 "한사코" 자신을 1저자로 올렸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30초만 숨을 쉴 시간 달라"…의도된 '어수룩함'?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초반부터 극도로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답변을 하지 못했다. 교육부 직원 등이 김 후보자에게 귓속말로 질문의 의미를 설명해줬지만 김 후보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이 김 후보자의 과거 경력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4년 윤리 교사를 지냈는데 맞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배 의원이 "윤리교사 출신이 아니냐"고 되묻자 뒤늦게 "갑자기 이상한 게(질문이) 튀어나와서"라고 답해,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교문위 설훈 위원장이 "질문을 듣지 않고 다른 짓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질타하자 김 후보자는 "제가 지금 너무 긴장을 해가지고, 위원장님 저에게 30초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시겠습니까"라고 요청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김 후보자가) 청력도 생각보다 안 좋으시고, 국회에서 말씀하는 요령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설 위원장은 "전 국민이 지켜본다. 전 국민이 쉬어야 되나. 물 한잔 드시라"고 말했고, 청문회는 계속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 스스로도 "죄송하지만 제가 보통 몇년 전까지 건강이 조금…나이가 들어서 쳐지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간단한 질문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답변도 일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은혜 의원도 "건강이 안좋아보이시는데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1948년 생으로 올해 만 66세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도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 의원은 김 후보자가 그간 언론 등을 통해 각종 의혹을 적극 반박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언론사에 종사하는 분들이 전화 하면 (김 후보자) 전화가 꺼져 있고, 전화 통화할 때도 대답을 안 한단다. 그 분통을 저에게 터트리는데 제가 답답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처음에 언론지상에 노출이 되면서 기자들에게 몇 마디를 했더니 그것이 완전히 멘트만 따가지고 내용이 완전 왜곡돼 나오더라"라며 "그래서 공직 후보자로서 가능하면 인사청문회에서 정확히 사실을 밝히고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래서 (언론) 인터뷰를 안했다. 전화를 하고 하면 전체적인 맥락을 가지고 실어줘야 하는데 (언론이) 몇 마디 말만 따고 그러니 제가 당혹스러워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설훈 위원장은 "그 멘트를 김 후보자가 말 했으니 딴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