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파동의 '뒤끝'…KBS에 전방위 압박

방심위, KBS 문창극 보도 심의 안건 채택

문창극 전 국무총리 내정자 사퇴 파동 관련, 문 전 내정자의 온누리교회 강연 내용을 처음 보도한 KBS에 대해 전방위 압박이 이뤄지고 있다. 

온누리교회가 운영하는 CGNTV는 24일 KBS 등이 보도한 문 전 내정자의 강연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CGNTV는 이날 유재건 대표이사 명의로 된 보도자료를 내고 "KBS <뉴스9>은 6월 11일 '문창극, 일본 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파문', '문창극,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민족 DNA', SBS는 '문창극, 식민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파문'이라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CGNTV 홈페이지에 게재된 문창극 후보자의 교회 강연 내용을 무단으로 가져가 편집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CGNTV는 "이에 당사는 KBS, SBS 등에 '당사의 저작권 침해 중지 요청'을 했고, 각 사 홈페이지, 기타 기사 보도 등에 게재된 관련 동영상을 모두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6월 23일 기준, 당사가 제공하지 않은 관련 동영상이 삭제돼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만약 계속해서 당사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면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CGNTV는 "(KBS 등의 보도는)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만 잘라 짜깁기 편집, 간증 강연자의 진의를 왜곡해 여론을 심각하게 호도했다"며 "더욱이 불법적인 영상 사용으로 CGNTV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한 개인의 인격까지 크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박효종 위원장)는 KBS 보도를 '공정성 의무 위반' 심의 대상에 올릴 예정이다. 

방심위는 전날 "KBS의 문 전 내정자 보도가 짜깁기를 통해 전체 발언의 취지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방송의 공정성 의무 위반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심의 안건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KBS의 문 전 내정자 보도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방심위 자문기구인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 회의를 거쳐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제재 여부를 판단받게 된다. 

이에 대해 KBS는 이날 "문 내정자의 교회 강연 내용 전체를 들어봐도 문 내정자의 역사 인식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며 "보도의 메커니즘 상 대표적인 발언을 '발췌'해서 보도하는 것을 '짜깁기', '왜곡'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이어 "교회에서 한 발언이기 때문에 문제삼을 수 없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판단된다"며 "'신앙인 문창극'과 '공직 후보자 문창극'이 서로 다른 인물이 아닌 데다 최근의 발언이고, 현 공직 후보자의 검증에 종교적 발언은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KBS는 문 전 내정자의 반론을 보도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취재팀은 문 후보자의 반론을 듣기 위해 보도 당일(11일)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11일 오후 2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의실을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타사 취재진과 엉켜 질문하지 못했고, 오후 4시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이동해 다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CGNTV의 해당 영상 삭제 요구와 관련해 KBS 측은 "영리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다는 법적 자문을 받았다"며 동영상 삭제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