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이 23년 전 검사 시절에 술자리에 동석한 기자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쳐 기자가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김영한 민정수석은 지난 1991년 10~11월 경 자신을 포함한 공안부 검사 4명과 검찰 출입기자 3명 등 모두 7명과 함께 당시 서울지검 앞의 한 보쌈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2차로 카페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갔다.
2차 술자리에서 김 수석은 A기자에게 술을 강권했다. A기자는 “왜 계속 술을 권하냐”고 하다가 한마디 하고는 이를 받아 마셨다. 그러자 김 수석은 A기자의 머리를 뚜껑도 안 딴 맥주병으로 내리쳤다. 맥주병은 A기자 정수리 쪽에 맞으면서 박살났다. 피해자인 A기자의 머리에는 피가 나지 않았지만 나중에 머리가 부어올라 사건 이틀 뒤 병원에 입원해 4~5일 정도 있다가 퇴원했다.
A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나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으로, 평생을 그것 때문에 피해자로 살아왔을 정도로 트라우마가 있다”며 “잘못한 것도 없는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쳐, 그 당시엔 뇌에 큰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그 후유증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 채 지내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에 내가 고소했어야 하는 문제였지만,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주위의 설득도 있어서 그냥 덮고 넘어갔던 문제”라며 “지금 와서 다시 그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나로서도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였던 검사가 민정수석이 된 데 대해선 “능력 등이 검증됐으니 된 것 아니겠느냐”며 “엄중하고 위중한 자리에 가게 됐으니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민정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모든 사실은 사실대로 남아야 한다”며 “큰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마당에 더 이상 사실조차 왜곡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영한 민정수석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다 사실”이라며 “서로 상황이 그렇게 돼 개인적인 일로 사과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 기자는 대구지역 후배이기도 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별다른 변명은 안하겠다”며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너그러이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고 푼 것”이라면서 “A기자가 사건 이후에 만나자고 해도 내가 좀 쑥스러워 자주 만난 것 같지는 않다. 23년 전 일인데,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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