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조희연 후보의 서울시 교육감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적인 사회학자이자 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희망제작소 이사 등을 지낸 시민운동가인 조 후보의 삶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장 당선이 유력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조 후보의 인생행로가 겹치는 대목에 특히 눈길이 간다.
1956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난 조 후보는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박 후보 역시 같은 해에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입학 동기인 셈. 동시에 이들은 '긴급조치' 세대이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에서 두 후보의 대학생활은 굴곡을 겪는다.
박 후보는 1학년이던 1975년 유신체제 반대 학생 운동과 관련하여 긴급조치 위반으로 제명당했다. 사회학을 전공으로 택한 조 후보는 4학년이던 1978년 유신헌법 및 긴급조치 9호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에 가담한 죄로 구속되어 징역 3년을 받았으며, 1979년 8월 15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박 후보는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잠시 검사 생활을 했다. 그리고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인 1983년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조 후보는 서울대 대학원에 합격했으나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합격이 취소된다. 이후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학위를 받는다. 조 후보는 1980년대 한국 진보지식인 사회의 최대 관심사였던 ‘한국사회구성체논쟁(사구체 논쟁)’에도 깊이 개입했다. 그리고 1990년, 그는 성공회대 교수로 임용됐다. 두 후보 모두 대학 시절 유신체제에 저항하며 인생의 굴곡을 겪었으며, 그 뒤 변호사·교수 등 안정적인 직업을 얻는 데 성공했고, 이들 직업의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제도적인 개혁을 추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75학번’ 대학 동기였던 두 후보는 1994년 참여연대 창립을 주도하면서 함께 활동하게 된다. 조 후보는 초대 사무처장, 박 후보는 1996년부터 사무처장을 맡았다. 이후 두 후보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운동가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으로 각각 당선돼 향후 서울시정과 서울교육행정을 담당하며 호흡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그간 쌓아온 삶의 공통분모가 두 후보의 호흡 맞추기에 어떤 기여를 할지 주목된다.
또 흥미로운 건 조 후보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후보의 관계다. 이 후보 역시 진보 후보이며 당선이 유력하다. 성공회대학 총장 출신인 이재정 후보는 성공회 대학이 진보적인 학풍을 띠게끔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 후보 역시 성공회대 교수로서 진보 학풍을 이끌었다. 조 후보와 이 후보가 최종 당선될 경우, 서울과 경기 교육감 사이에 있는 이런 공통분모 역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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