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직 사퇴하면서 朴대통령 비판

"관피아 문제?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특별히 반성해야"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를 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강한 비판도 내놓았다. 

정 후보는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앞 잔디광장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를 바꾸려면 대통령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멀리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은 대통령께서 정치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완구, 박영선 의원님의 여야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드리고, 이분들께서 어제 '백지상태의 개각', '거국내각'을 말씀했는데 우리 모두 이를 귀담아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역시 대대적인 개각을 박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후보는 "옛날에 임금님이 불조심하라고 지시를 내렸으나 신하들이 계속 밑으로 불조심하라고 말은 전달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안해서 큰 불이 났다는 얘기가 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원인과 대책을 놓고 국가개조, 관피아(관료+마피아) 추방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근본 문제는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사람들이 이에 무감각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어 "이는 살인적 무책임, 살인적 보신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국회와 집권 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우리 새누리당에는 관리형 대표라는 말이 있어왔는데 이는 사회 전반의 무책임과 보신주의 시류가 확산되는데 일조했다고 보여지기에 정말 책임을 느낀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특별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여론이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 후보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툭하면 '이념을 뛰어넘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념이 없는 정치는 없다"며 "핵무장을 하고 잘못된 이념을 내세워 말할 수 없는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념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2017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치는 것이 도리"라며 당선 시 불출마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정 후보는 "작년 말, 금년 1월부터 계속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하며) '선당후사' 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거기에 제가 응하지 않으면 저는 아주 이기적이고 나쁜사람이라는 분위기를 당 안에서 만들더라"며 "제가 국회의원이 감투라고 생각하면서 오래한 것은 아니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하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