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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에 빠진 새 정치…환자 죽여 병 고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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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에 빠진 새 정치…환자 죽여 병 고치겠다?"

[토론회] "서민들 죽어가는데 무공천·유공천 선택하라? 그런 야당은 해체해야"

"'새 정치 도그마'가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무공천 프레임'이 가진 악마적 한계다. 국민들은 일상 생활에서 큰 관심도 못 끄는 정당의 운영 문제로 왜 우리를 골치 아프게 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은 했는데, 과연 이분들이 무슨 일을 해서 국민을 이롭게 할지에 대한 얘기는 없는 상황이다. '무공천 논란'은 불행하게도 국민들에게는 무관심 영역이다." (유승찬 정치평론가)

6.4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단체장·기초의회 무공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7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한 가운데,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초선거 공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긴급 토론회에서는 이른바 '출구 전략'이 논의됐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무공천 프레임'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그러나 '출구 전략'의 형태에 대한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전 당원 투표제 등을 통해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고 선거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을 인정하고 무공천 방침을 유지하되 정책과 리더십 선거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는 상황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

"전 당원 투표로 결론 내야" VS "무공천은 극복해야 할 문제"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기초공천 무공천 철회를 주장하며 "무공천 철회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지지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그 피해보다는 무공천을 유지함으로써 초래될 선거 결과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결단 하에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무공천 철회를 하거나, 전 당원 투표에 의한 무공천 철회를 제안했다. 전 당원 투표에 의한 무공천 철회는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안에서도 무공천 철회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애초 무공천을 내세운 이유는 기초의원들, 기초단체장들의 줄 세우기 등 중앙 정치에 지방 자치가 예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이 컸다"며 "지방 자치가 중앙 정치에 예속되는 것을 막는 방법은 (무공천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무공천 철회 논란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는 "안철수 공동대표가 의사 출신인데, 현재 상황을 보면 의사가 환자의 몸에 있는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체를 죽여 병을 고치겠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무공천 국면이 스스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자충수의 국면이라면 '새정치연합-시민사회 연석 기구'를 만들어 합리적 결정을 위한 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무공천 방침 철회를 역설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은 "차차선은 무공천, 차악은 그대로 공천하는 것, 최악은 무공천 논란으로 선거를 끌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이 논설위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무공천 방침이 정당제의 근본을 흔들 수 있다는 차원에서 줄곧 반대 의사를 표해 왔었다. 이 논설위원은 그럼에도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이 논설위원은 "여당은 약속을 파기해도 타격이 크지 않지만 야당은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 무공천) 약속을 지키는 데 따른 이익은 별로 없지만 약속 파기에 따른 손실은 무지하게 크다. 명분이 약하더라도 약속을 파기한다면, 선거 때 당의 얼굴이 돼야 할 안철수 대표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선거 내내) 변명과 방어 논리를 내놓다가 시간을 다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설위원은 이어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무공천이 아니다. 무공천은 선거 승패의 작은 요소일 뿐인데,현재 선거 승패를 무공천 하나가 결정한다는 인식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에게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느냐 여부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무공천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논설위원은 "지금 근본 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서민들이 죽어가는데, 무공천이냐 유(有)공천이냐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은 해체해야 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토론을 신청해 "무공천 철회 비용과 관련해 현재 언론 지형을 적용해봐야 한다. 무공천을 철회했을 경우, 보수 언론의 세 가지 공격이 예상된다. 첫 번째, 새누리당 이중대라는 비판이다. (종편 등) 보수 언론은 이것을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는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고, 세 번째는 결정도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정당에 무슨 지방 자치를 맡기겠느냐 하는 비판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승찬 정치평론가는 "문제의 핵심은 리더십이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밀실 리더십'으로 당원들이나 출마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들은 큰 관심도 없는 '새 정치 도그마'에 사로잡혀 있는 상황"이라며 "리더십을 회복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양 대표가) 당원, 시민 1000명과 함께 2박3일 '끝장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정치연구회, 좋은정책포럼, 젠더정치연구소가 공동 주최했다. 사회는 안병진 경희사이버대교수가, 발제는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패널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 유승찬 정치평론가, 김호기 연세대 교수, 이태수 꽃동네대 교수, 오유석 젠더정치연구소 대표,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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