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하며, 6.4 지방선거의 지형을 바꿨다. 3자 대결이 2자 대결, 즉 '새누리당 대 통합신당' 또는 '거짓 대 약속' 구도로 전환된 것.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저조한 지지율과 신뢰마저 하락세인 민주당과 6.4 지방선거 후보 영입난을 겪던 안 의원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며 연대와 단일화를 뛰어넘은 '통큰 통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선일보><중앙일보>는 "야권 짝짓기"라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동조하며 안 의원과 문재인 의원 간 차기 대권 경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고 예견했다.
<조선>은 3일 2면 기사 '野圈 "표 분산 걱정 사라졌다"… 새누리, 수도권·釜山 '비상등''에서 지방선거가 3자 구도에서 양자구도로 급변했다며 여야 간 진영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 간 이념 대결 형태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 결국 '대선 불복 2라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거짓의 정치 세력(새누리당)' 대 '약속을 지키는 정치 세력(야권)'으로 선악 대결 구도가 될 수 있음을 주지했다.
이어 <조선>은 '제3지대 신당'이 민주당 내 다수파인 친노 세력의 입지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안철수 의원이 중심이 된 '비노(比盧)·반노(反盧")' 세력과 문재인 의원·안희정 충남지사 등 '친노(親盧)' 세력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조선>은 3면 '金·安연대 vs 親盧그룹, 2017 대선 경쟁 시작됐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당 내 모든 정파와 차기 주자들의 환영 표명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복잡하다고 전했다. 문 의원과 안 지사 등을 차기 대선 후보로 모색해왔던 친노 입장에서 안 의원의 등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조선>은 "당장 민주당 내 다수를 차지하며 지방선거 이후 당권(黨權) 탈환을 모색해왔던 친노, 진보·강경파 블록에서는 김 대표와 안 의원이 전격적으로 추진한 합당을 중도파의 '기습'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고 했다. 신문은 김 대표와 안 의원 간 5 대 5 지분 합의의 내용에 따라 친노가 "야권의 다수파 자리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 역시 차기 대권을 둘러싼 친노 진영의 복잡한 속내를 전했다. 신문은 같은 날 2면 기사 '문재인 "환영" … 친노는 복잡한 속내'에서 김한길·안철수 세력과 "지난 대선 때부터 연대설이 있었던 손학규 상임고문 등과 손을 맞잡을 경우 친노가 당권을 장악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결합으로 민주당 내 다수파인 친노의 입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 이에 따라 "문 의원과 안 의원의 '리턴 매치'도 불가피해졌다"고 봤다. 2017년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두고 안 의원과 독자세력화를 추진해온 문 의원이 안 의원과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당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친노 세력과 앙금이 쌓인 안 의원 측이 친노 그룹과 한지붕 아래서 갈등 없이 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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