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은 예술 작품들이 미국 땅을 밟는다. 4.3을 주제로 미국에서 열리는 단체 기획전은 이례적인 만큼 의미가 각별하다.
오는 7일부터 5월 1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 소노마카운티뮤지엄(SCM)에서 제주 4.3 미술전 ‘동백꽃 지다 : 제주 4.3을 담아낸 한국 현대미술가’ 전이 열린다.
4.3을 주제로 한 회화, 판화, 혼합 매체, 조각, 다큐멘터리 등 18명의 작품 26점이 전시된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억과 폭로 그리고 치유와 애도에 초점을 맞췄다.
‘동백꽃 지다’라는 제목은 강요배 작가의 그림 제목이자 붉은 동백꽃 낙화가 4.3 당시 눈 위에 떨어진 피 같다는 이야기에서 따왔다.
강요배, 강문석, 고길천, 박경훈 등 도내 미술 작가의 작품과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이 상영된다.
이들은 직접 시대상과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동시에 4.3이 오늘날 전 세계인에게 갖는 의미를 전달할 계획이다.
9일 현지에서 열리는 영화 상영회에는 <지슬>과 <비념>, <잊혀진 전쟁>이 상영된다.
이번 전시는 이미 2008년부터 추진돼 왔다. 4년 만에 결실을 맺는 셈이다.
당시 제주 아트스페이스씨에서 기획전을 열었던 마리오 우리베는 안혜경 대표와 제주 4.3 미술을 미국 산타로사시에 소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다 2012년 SCM 측에서 직접 제주를 방문해 작가들을 만나면서 전시가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주최 측은 100일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가 4.3을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4.3을 다룬 <순이 삼춘>과 <지상의 숟가락 하나>가 영어로 번역돼 판매되고 있고 영화 <지슬>이 작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상황인 만큼 기대가 크다.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 대표는 “미술을 통해 제주의 정체성을 알리고 미국민들에게 66년 전 아시아의 작은 나라의 섬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 의식이 일어나도록 할 것”이라며 “제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4.3을 공감력이 뛰어난 예술 작품을 통해 미국 내에 자연스럽게 소개하며 인권의 문제를 짚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SCM은 비영리 기관으로 산타로사에 있으며 미술과 역사를 주제로 하며 연간 2만 50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SCM과 아트스페이스씨가 주관하고 한국 문화 예술위원회, 제주 4.3 평화 재단, 제주도가 후원했다.
◆ 전시 참가자 명단
△기획, 심포지엄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Artspace․C)
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미술관 담당
김종민 전 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
현기영 소설가, 전 한국문예진흥원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국내 참여작가
강요배 참여 작가 전 한국민족문화예술총연합회이사장, 전 4․3연구소 이사장
강문석 참여 작가
고길천 참여 작가
김수범 참여 작가, 미술교사
김영훈 참여 작가
박경훈 참여 작가, 제주민예총 이사장,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소장
양미경 참여 작가
오석훈 참여 작가
오윤선 참여 작가, 미술교사
임흥순 참여 작가
정용성 참여 작가
문경원 참여 작가, 이화여자대학교교수
박재동 참여 작가,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
이가경 참여 작가, 활동 기반 뉴욕
주마나몽 주재형 참여 작가, 인하대예술체육학부교수
김동만 참여 작가/제주한라대학교 정보기술, 건축학부교수
오멸 지슬 감독
△해외 참여작가
Diane Evans / Executive Director of Sonoma County Museum
Mario Uribe / 참여 작가, 미국
Elizabeth Uribe / SCM 전 이사
Jane Jin Kaisen / 참여작가, 덴마크
Dr. Yong Soon Min / a Korean art historian- Professor of Art, U.C. Irvine
Dr. Christine Hong / Professor of Literature, U.C. Santa Cruz,
Deann Borshay Liem and Ramsay Liem / Film Director of Producer
* 제주의뉴스=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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