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법원 "에버랜드, 노조 간부 해고는 노조 탄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법원 "에버랜드, 노조 간부 해고는 노조 탄압"

부당 해고·부당 노동 행위 모두 인정

삼성 에버랜드가 노조 간부를 해고한 것은 ‘노조 탄압’이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삼성 에버랜드가 조장희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전 삼성노동조합) 부지회장을 해고한 것은 노조 탄압을 의도한 ‘부당 노동 행위’라고 판결했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 판사)는 2011년 7월 18일 노동조합이 설립신고필증을 받은 날 삼성 에버랜드에서 해고된 조장희 부지회장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 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 부지회장은 노동조합 홍보를 위해 2011년 1월 사내 전산망을 통해 회사 직원 4335명의 이름, 직급,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를 자신과 자신의 외부 이메일로 전송했고, 2011년 7월 회사의 매출·매입 내역을 자신의 외부 이메일 계정에 보내 '비밀 유출' 혐의를 받았다.

 

2008년 1월에는 회사의 '부당한 인사 발령'을 토로하는 이메일을 사원들에게 전송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한 혐의를 받았으며, 2011년 7월 회사에 설립된 복수노조 간부에게 “어용노조 위원장, 돼지 새끼” 등이라고 적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총 8가지 징계 사유를 적용받았다. 에버랜드는 이러한 점 등을 근거로 조 부지회장을 해고했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없거나 지나치다고 조 부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오히려 삼성그룹이 2012년 1월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문건을 들며 조 씨의 해고를 ‘노조 탄압’의 일환으로 봤다.

 

재판부는 이 문건에서 “에버랜드 노조 개요 : 에버랜드 문제 인력 4명이 외부 노동단체와 연계해 2011년 7월 13일 이른바 ‘삼성노조’를 설립. 주동자(조장희) 1명 징계해고, 조합원 1명 정직 조치(노조 사무국장), 고소·고발 13건(노조 제기 7건, 회사 제기 6건) 진행 중”이라는 부분을 근거로 들었다. (☞ 관련 기사 :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 노조 와해 전략 집단 세미나"

 

재판부는 정보 유출 혐의에 대해 “임직원의 개인 정보를 파일로 저장한 것은 노조 홍보를 위한 활동으로서 그 동기에 참작 사유가 있고, 매입·매출 자료가 제3자에게 유출된 바가 없다”고 판결했다. 욕설 문자 메시지에 대해서는 “사측 노조 위원장이 조 씨의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친사적인 노조를 설립하고 회사와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에 화가 난 것으로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 사유와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해고는 부당 노동 행위”라며 “이 사건 해고는 조 씨의 비위 행위에 비해 그 징계 양정이 과다한 점, 삼성그룹이 작성한 문건에 의하면 노조를 소멸시키기 위해 조 씨를 해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해고는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조 부지회장은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 행위 구제 신청’을 했지만, 노동위원회는 조 씨의 해고가 정당하다며 2011년 10월, 2012년 2월 각각 기각 처분했다.

 

삼성 에버랜드는 2011년 7월 노동조합이 설립되자 노조 간부 전원에게 징계를 내려 주목받은 바 있다. 박원우 지회장은 직원들에게 노조 홍보 유인물을 배포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사유로 감급 3월 처분을 받았고, 백승진 사무국장은 남녀 공용 탈의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었다가 성희롱 혐의를 받아 정직 60일 및 전환 배치 처분을 받았다. 

 

조장희 부지회장은 “다른 재판들도 대개 1심 끝났고 (지금까지 나온 판결은) 다 이겼지만, 아직 상급심이 진행 중인 상태”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도 그렇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겠다는 노동자들이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삼성그룹이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날까지 열심히 싸울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 관련 기사 : 삼성 에버랜드, 노조 홍보 이유로 위원장 징계, 남녀 공용 탈의 공간에서 옷 갈아입으면 성희롱?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