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2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거위의 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다시 그런 암흑기가 오면 또 싸워야지 않겠는가"며 "그것은 내 인생관이자 가치관"이라고 말해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한 게 아니냐는 것.
1991년도에 나온 자신의 저서 '긴 터널 푸른 하늘'에서 발췌한 이 글에서 그는 "눈 내리는 겨울에는 백설 덮인 산야에서 제자들과 함께 하고 그들에게 미래 사회에 대한 낙관성을 주는 것. 그것이 내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교사 출신이다.
그는 "지금 내 모습이란 내 인생 설계도에는 처음부터 없었던 걸세. 그런데 내가 태어나서 살아온 연대가 한국 현대사 바로 그것 아닌가"라며 "내 인생이 격변하는 한국 현대사의 와중에 표류하는 조각배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닐세. 나는 그 거센 격랑을 헤치고 강변에 무사히 도착한 영광의 사내일세"라며 이같은 심경을 밝혔다
최근 친이 성향의 한나라당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을 촉구하기 위한 방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그의 '심경 토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이같은 글이 실린 후 정두언 의원은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설을 두고 "나는 여기(미국에) 있겠다고 하시지 않았나. 조용히 있는 분을 더 이상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연내 귀국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내년 2월, 혹은 4월 귀국 후 모종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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