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빚지다' 달력이 올해도 나온다. 어두운 현장을 외면하지 못하고 달력을 만들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픈 마음을 사진가들은 이렇게 표현해왔다.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 달력'은 세상의 빛에 빚진 사진가들이 사진으로 최소한의 변화라도 이끌어내자며 시작한 프로젝트다. 2009년 시작해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 기륭전자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콜트·콜텍 해고자에게 수익금을 전달했다. 이번 달력은 현대차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위해 쓰여진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하지만 하청업체 소속이어서 차별 받는 불법 파견 근로 문제다. 대법원은 본사의 지시를 받고 같은 일을 하는 만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회사는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03년 월차 휴가를 내려다 폭행당해 입원해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병원에서 회사 관리자에게 다시 테러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거진 현대차 사태는 지난해 2월에는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울산 공장 철탑에 올라 296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는 사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사진가와 기획자, 시인, 디자이너 등 20여 명이 재능과 기금을 모아 만든 이 달력은 선주문을 받는 형식으로 판매된다. 홈페이지(www.choisohan.org)에서 9월 30일까지 예약 주문할 수 있다. 주문자는 달력에 후원인으로 이름이 기재된다. 한 부 13,000원. 예약 주문을 못했다면 서울 통의동 류가헌 갤러리에서 오프라인 구매할 수있다.
5주년을 맞아 전시도 열린다. 10월 15일부터 27일까지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展- 빛에 빚지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그동안 달력에 쓰인 사진과 지난 5년 동안 담아 온 주요 노동현장의 기록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시로 기획된다.
▲ 이성은 사진가가 찍은 제주 해녀. '노동의 자리'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달력에는 19명(강재훈 권하형 김흥구 노순택 박정근 박정훈 박종식 양희석 이명익 이민규 이성은 이우기 이재각 이한구 정택용 조재무 최형락 한금선 홍진훤)의 사진가가 참여한다. ⓒ이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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