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권력 확립과 사회안정 달성' 정책토론회를 열고 "MB 정권 초기에 발생했던 광우병 파동 때는 공권력 집행을 수세적으로 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MB 정권 초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미친소를 수입해서 국민들을 죽이려 한다'는 괴담을 퍼트려서 우리나라 심장부인 광화문 시청 앞을 10만 명이 넘는 촛불 시위대가 100일간 점령하면서 그 일대를 마비시키고 국가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고 갔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시위를 주도했던 배후세력들이 그 후 제대로 벌을 받았는지,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국회의원 시위대들이 과연 미국 수입 쇠고기 먹지 않고 있는지, 그 이후 광우병에 걸린 국민들이 과연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
"박근혜 정부, 정당한 공권력 확립하길"
또 그는 "국가 방위의 제일 중요한 사령탑 시설인 평택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죽창으로 경찰 눈을 찔렀는데 그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그 경찰의 인생은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2010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도 언급하면서 "한진중공업이 조선업계 불황을 예견하고 남아 있는 여력으로 그동안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종업원들에게 퇴직금에 무려 22개월 치 위로금을 더 주며 다른 직장을 찾아봐 달라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노총 지도위원이었던 김진숙 씨가 크레인에 올라가 1년 동안 농성을 하고 거기에 정치권이 개입해서 회사가 좋은 뜻으로 종업원을 예우하는 해고를 반대해 결국 원점으로 되돌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대해 공권력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때 공동체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사회와 국론이 분열돼 결국 사회가 퇴보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라며 공권력 집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초대 총리를 연이어 법조인으로 선임한 것은 공정하고 강력한 법치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모든 면에서 떳떳한 박근혜 정부에서 정당한 공권력이 꼭 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와 관련해 "교과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편찬된 역사 교과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잘못된 교과서들은 교과서가 나오고 6~7년이 넘도록 아직도 사실적 오류로 가득 차 있다"면서 "연도나 단체이름, 인물 등에서 오류가 많다고 지적돼 있고, 북한 인권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는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도 대부분 누락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에게 북침과 남침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을 중국 인민 지원군이라고 기술해서 마치 아군인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보수' 내세워 차별화
김무성 의원이 이렇듯 작정하고 우편향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차기 당권, 나아가 대권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수'를 키워드로 내세워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를 보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실제 김 의원은 본격적으로 차기 당권과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24일 부산 영도 보궐선거에서 국회에 재입성한 직후 서울 마포 모처에 개인사무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기획자와 보좌진 출신 3~4명으로 소규모의 선거캠프를 꾸린 것.
이 사무실은 김 의원의 앞으로 정치적 목표와 관련한 로드맵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김 의원이 만든 새누리당 의원 공부 모임 '근현대 역사교실'도 이 사무실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에는 새누리당 의원 153명 중 102명이 가입했다. 김 의원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모임을 만들었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당내에서 대권을 향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셈이다.
하지만 당내 견제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김무성 의원과 청와대와의 관계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 정치를 하는 김무성 의원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청와대와 정권 핵심 인사들로부터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사조직'을 만들어서 어쩌자는 것이냐"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 "우리의 반만년 역사를 다루는 국사 교과서에 있어서만큼은 좌우 이념과 정치적 진영 논리를 벗어나 객관적 자세로 균형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상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것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후보들은?
어찌 됐든 김 의원이 보수를 키워드로 당권에 한 걸음 나감에 따라 다른 당내 차기 유력 주자들도 급해졌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전당대회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지방선거 이후로 늦추자는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가 있는 김무성 의원을 밀어주는 방안과 독자적인 후보를 내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키워드를 쥔 김무성 의원이 차기 당권을 쥐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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