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13년, <조선일보>를 선두로 한 보수언론이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에서 안겨준 '종합편성채널'(종편)까지 등에 업은 '조중동'의 여론 주도력은 더 커졌는지도 모른다.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의 공생관계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소위 '잃어버린 10년' 정도로는 끊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안티조선운동'을 비롯한 언론개혁운동의 성과로 많은 이들이 조중동이 때론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왜곡·과장보도'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종편까지 가세한 데다 또 다른 보수정권이라는 든든한 정치적 백까지 확보한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를 어느새 당연시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언론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프레시안>이 첫 편집국 개편을 맞아 '오늘의 조중동'이라는 코너를 신설한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진영 논리를 동원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합리적 비판'이야말로 '소통'의 기본 전제 중 하나다. '오늘의 조중동'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발행될 예정이다. <편집자주>
'이석기 사태'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공은 이제 사법부로 넘어갔다 하지만 보수언론에서는 여전히 군불 지피기에 여념이 없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반대와 기권, 무효를 합친 이탈표가 상당히 나왔다며 그 원인으로 민주당 등 야권을 지목했다.
<조선>은 5일 자 4면 머리기사 '민주당도 정의당도 당론으로 체포 찬성했는데…31명은 누굴까'라는 기사를 통해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명 가운데 통합진보당 의원 6명 전원이 이날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란 점을 감안해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정의당 등에서 25명이 (찬성표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 동의안 표결은 재석 289명 가운데,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가결됐다.
<조선>은 "객관적으로 볼 때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라며 "국정원 수사 내용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의원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프레시안 |
이석기 체포동의안, 사실상 반대한 25명은 누굴까
<동아>는 이날 3면 머리기사 '통진 6명 빼고도 25명은 '내란음모' 불인정?'을 통해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서 '반란표'인 25표에 주목했다.
<동아>는 "'체제 전복 세력을 신속하게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강한 여론이 있는 데다 여야가 체포동의 찬성 당론까지 정하고 투표에 임했는데 과연 어떤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졌는지를 두고 정치권의 뒷공론이 무성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동아>는 "부정 경선 문제로 통진당과 극심한 내부 투쟁을 벌이다 분당한 정의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개연성은 낮다"며 "결국 25표의 반란표는 민주당에서 나왔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정설"이라고 이번 '반란표'의 주인공으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동아>는 그 근거로 신경민 최고위원이 5일 회의에서 "(체포동의안 처리에) 기초적인 사법 절차와 국회 내의 절차가 생략돼 있다"며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한 점, 2일 본회의 회기 투표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 7명이 표결에 기권한 점을 제시했다.
<중앙>도 3면 '예상보다 많았던 반대, 기권,무효 10%' 기사에서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의 말을 빌려 "반대, 기권표는 민주당 내부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과거 활동이나 인식, 의식이 통진당과 비슷한 궤적을 가졌던 의원들은 종북의 심각성보다 아직도 국정원에 대한 반감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이탈표의 배후로 민주당 의원을 겨냥했다.
<조선>은 한발 더 나아가 사설 '이석기가 여의도 마지막 종북 내란 세력인가'에서는 노골적으로 기권·반대·무효표를 던진 25명의 의원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통진당 소속 의원 6표를 빼고도 8명이 이석기 체포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이 숫자는 지금 국회 안에 '정상적 대한민국 국민'의 '정상적 판단'과 생각을 달리하는 비상식적 정치인이 얼마나 되는가를 간접적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스스로 이석기가 국회에 남아있는 마지막 종북 내란 세력인가를 묻고 그 대답을 국민에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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