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저축은행, 종편·보도채널에 300억 원 출자

채널A에 107억 원 투자한 미래저축, 지난 4월 파산

영업정지를 당한 부실 저축은행 8곳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 방송채널에 30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의료재단, 학교재단 등 비영리재단도 종편 등에 다수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종편, 보도채널 승인심사 1차 검증 결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론연대에 따르면 저축은행 8곳에서 JTBC, 채널A, 뉴스Y, 머니투데이 등 4곳에 총 300억 원을 출자했다. 미래저축은행이 107억 원으로 제일 많았고, 사업자별로는 채널A가 145억 원을 투자받아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했다.

반면, 종편에 투자한 저축은행의 부실은 커졌다. 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에 투자한 저축은행 중 5개가 현재 영업정지 됐다. 부산(뉴스Y), 토마토(JTBC, 뉴스Y, 머니투데이), 제일(채널A, 뉴스Y, 머니투데이), 미래(채널A, 머니투데이), 솔로몬(머니투데이) 등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고, 솔로몬과 채널A에 107억 원을 출자한 미래저축은행은 지난 4월 파산했다.

결과적으로 종편에 투자한 돈으로 인해 부실이 가중돼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에 국민 세금인 예금보험공사의 자금이 투입된 꼴이 됐다. 언론연대는 "부실한 저축은행들이 수익성이 불투명한 종편, 보도채널 사업에 투자한 결과 부실을 가중시켰고 결국 국민 전체에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법인인 학교재단, 의료재단도 종편, 보도채널에 대거 출자했다. 총 27개 비영리법인이 6개 사업자에 총 449억 원을 출자했다. 비영리법인 중 최대 출자자는 학교법인 단호학원(용인대)으로 CSTV(현재 TV조선)에 150억 원을 출자했다. 학교법인 을지학원⋅의료법인 을지병원(을지대)은 주요주주로서 뉴스Y에 총 90억 원을 출자했다.

언론연대는 이를 두고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에 거액을 출자한 것은 비영리법인의 자금 운영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기업의 주주 참여도 있었다. 대기업이 주주로 직접 참여한 종편은 CSTV(한진그룹 대한항공 300억 원, 부영그룹 부영주택 170억 원), 채널A(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한국투자증권 15억 원, 현대백화점그룹 리바트 20억 원) 등이다.

특히 한진·부영그룹은 CSTV에 주요주주로 참여했으며 대성은 CUN, HTV에 중복주주로 참여했다. 그리고 삼성전자 하도급업체 9개 사, 현대기아자동차 하도급업체 18개 사가 CSTV, JTBC, 채널A에 집중 중복으로 출자했다.

언론연대는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에 재벌이 대놓고 참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도급업체가 종편에 집중 중복으로 출자한 배경을 설명했다.